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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2 · 08 · 04

358. 이준영, 에디터 해안

Editor 뜬구름

 

 

에디터 해안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이준영입니다. 3학년을 코앞에 두고 있고, 잔치의 플레이스 팀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1. 에디터명에 담긴 의미와 해안라고 짓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원래는 에디터명을 지으라고 했을 때 ‘개굴’을 가장 먼저 떠올렸어요. 제 별명이 개구리라서 닉네임을 짓거나 할 때 항상 고민 없이 개구리와 관련한 단어를 넣거든요. 그런데 이미 ‘개굴’ 에디터님이 계시더군요! 그래서 한참 동안 고민하던 중, 컴퓨터를 켰는데 잠금 화면에 바닷가가 펼쳐졌어요. 종종 보던 사진인데 어쩐지 이때 눈에 확 들어와서, ‘해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입에서 굴리는 발음이 예쁘고, 넓고 창창한 느낌이 든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했지요. 저와 큰 관련이 없는 단어를 선택한 것이라, 신분 세탁을 한 느낌도 들었어요ㅎㅎㅎ 

 

  1. 해안 에디터님의 글 중 “글 월“은 읽다보면 잔잔하고 다정한 문체에 마음이 편해집니다. 반면 “혹스턴“은 조금 더 일지처럼 담담하고 건조한 문체입니다. 글감의 종류에 따라 문체에도 변화를 주시는 걸까요?

 

네, 제가 확실히 그런 스타일인 것 같네요. 저는 잔치에서 글을 쓸 때, 선택한 장소에 가서 글감을 떠올리고 그에 따라 글을 쓰는 편입니다. 한 두 문장 정도, 그 장소를 경험하고 딱 떠오른 문장들이나 ‘이런 식으로 글을 전개해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 같은 거요. 두 곳 모두 차분한 분위기의 장소였지만 ‘혹스턴’은 감정을 내뱉기 좋은 장소, ‘글월’은 감정을 전달하기 좋은 장소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래서 ‘혹스턴’은 오롯이 제 감정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문체를 사용했고, ‘글월’에서는 ‘전달’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편지에서 사용하는 어투를 이용했습니다.

 

  1. 해안 에디터님은 글만큼이나 사진실력도 뛰어나신 것 같습니다. 에디터님만의 사진 찍는 비법을 전수해주실 수 있을까요?? 구도를 잡는 방법이나, 빛 등을 사용하는 방법, 사진 찍는 곳을 고르는 법 등이요.

 

우선 칭찬 감사드립니다ㅎㅎㅎ 저는 약 1년 전부터 블로그에 일기를 쓰고 있는데, 그때부터 저의 모든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특별히 노력하는 점이라면, 제가 눈으로 보고 ‘와, 이 장면 예쁘다!’라고 느낀 포인트를 사진에 담으려고 해요. 그날따라 여름 하늘에 가득한 구름이 예뻤다면 청량한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어떤 사물이 귀엽다면 나중에 갤러리를 돌아봤을 때도 그 귀여움이 생각나도록 찍는 것 등등.. 나중에 기억이 까마득해질 때 사진을 보면 그때의 감상이 기억나도록 말이죠. 기술적으로는 제가 문외한이라, 수평을 맞추는 정도만 신경쓰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1. 혹 글에 싣고 싶었으나 싣지 못한 사진이나, B 컷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플레이스 팀글 ‘플플릭스’에서 ‘공씨책방’에 대한 짧은 글을 썼는데, 이 문구가 적힌 사진을 삽입할지 말지 꽤 고민을 했어요. 이 책방을 다녀간 분들의 많은 후기에서도 등장한 사진이더라고요. 문구도 마음에 들어서 글에 넣고 싶어서 최종 보정까지 해뒀는데, 아무래도 글의 방향성과는 큰 관련이 없는 사진이라 결국 글에 싣지는 않았습니다.

 

 

플플릭스 미공개 사진, 공씨책방

 

  1. 여담으로, 저는 글에 좋은 감정을 잘 싣지 못하는데 해안 에디터님께서는 글에 포근하고 기쁜 마음을 잘 담아내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글 월” 의 마지막 문장에는 ‘제 편지도 당신께 좋은 감정을 안겨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 와 같은 마음도 엿볼 수 있고요. 특별히 그 부분에 신경을 써서 글을 쓰시는 것일까요?

 

제가 말로는 그런 다정한 표현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글에서만큼은 말로 하지 못하는 표현들을 쓰고 싶었어요. 직접 말로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반응이 돌아오기 때문에 민망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제대로 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글은 제가 표현하고 한참 뒤에 반응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솔직하게 느낀 바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 경기도민으로써, 해안 에디터님이 신촌과 친해지는 과정이 쉽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에디터님께서 신촌과 친해지기 위해 했던 노력들을 알려주세요.

 

말씀해주셨다시피 저는 경기도민인데다가 코로나 학번이라 신촌과 친해질 틈이 없었어요. 20, 21년도에는 신촌에 가본 것이 손에 꼽을 정도였죠.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대면 수업을 하면서 ‘신촌러’ 타이틀을 겨우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잔치’ 활동이 저에게 있어 신촌과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잔치 지원서에서 지원 동기를 적을 때도 ‘잔치를 통해 신촌을 알아가고 싶다’고 썼어요. 그리고 한 학기 동안 플레이스 팀원으로서 신촌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신촌과 조금은 친해진 것 같습니다.

 

  1. 해안 에디터님이 신촌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자유로이 말씀해주세요.

 

애증의 장소입니다! 아침에 학교를 가는 길이 때로는 끔찍해요. 비 오는 날, 만원 버스, 사람들의 짜증이 한데 모인 끈적이는 공기, 이런 것을 뚫고 제 시간에 신촌에 도착해야만 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옵니다. 그래도 신촌에서만 겪은 소중한 경험들이 있어요. 신촌의 터줏대감 술집부터 트렌디한 카페, 일상을 책임지는 친근한 밥집, 맨날 가기 싫다고 징징대는 학교까지. 이런 조각들이 모여 제 기억 속의 신촌을 완성시키는 것을 보면 참 정감 가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해안 에디터의 시선에서 본 신촌

 

  1. 에디터님께서 글을 쓸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나 본인만의 철학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글의 처음이 가장 어렵고, 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 워드의 하얀 화면을 바라볼 때 느끼는 막막함은 글을 써 본 경험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전체 글을 쓰는 시간 중 첫 문단을 쓰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요. 첫 문단이 만족스러워져야 그 다음 문장을 써나갈 수 있어요. 글의 정체성도 첫 문단을 쓰면서 정해지고요. 마음에 드는 첫 문단을 구현해냈다면, 그 이후부터는 거의 막힘없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1. 쓰신 글 중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문장이나 문단이 있으신가요? 이유도 함께 말씀해주세요.

 

앞서 ‘글의 첫 문단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긴 했지만, 저는 제 첫 글 ‘혹스턴’의 마지막 문단을 가장 아낍니다ㅎㅎㅎ 제가 느낀 바를 가장 솔직하고 가장 정확하게 전달한 것 같아서 좋아해요. 또, 고맙게도 제 감정을 내뱉은 글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현해 주더라고요.

좋은 첫 문단이 있었기에 이렇게 소중한 마지막 문단이 나올 수 있었던 거겠죠!

 

  1. 앞으로 쓰고 싶은 글의 주제나 방향성, 글에 담고 싶은 메세지 등이 있을까요?

 

당연하고 뻔한 말일 수 있지만, ‘좋아하는 것’, ‘선한 것’,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일종의 도피일지도요. 이미 사회의 부정적인 소식을 하루가 멀다 하고 듣고 있는데, 글을 쓰는 순간까지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고 싶지는 않아요. 글 쓰는 것은 제 취미생활이기도 하니까, 취미는 취미답게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1. 가장 좋아하는 가수와 노래, 그리고 그 이유를 소개해주세요. 여러 가지도 괜찮습니다.

 

작년부터 ‘세븐틴’이라는 그룹에 빠져 있습니다ㅎㅎㅎㅎㅎ.. 이전에는 ‘하이라이트’를 약 8년간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몇 년 동안이나 좋아하게 될지 저도 궁금하네요. 특별히 좋아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멤버들 간의 친구 이상, 가족 이하의 관계성인데요, 보고 있으면 ‘아, 나도 저렇게 같이 놀고 좋아하는 일을 함께할 수 있는 친구 12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어릴 때부터 함께한 친구들과 같이 꿈을 이룬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 점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저 자신에게도 일종의 동기부여가 되는 듯해요.

세븐틴 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같이가요’, ‘어른아이’ 입니다. 아직도 힘든 날에 이 노래를 들으면 가끔 울컥할 때가 있어요. 가사가 예쁘고 위로가 됩니다. 제가 ‘벅차오르는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 두 곡이 여기에 딱 걸맞는 곡이기도 해요.

이외에도 팝송, 밴드 음악, j-pop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가리지 않고 듣는 편입니다. 아, 요즘에는 4세대 아이돌 노래를 찾아 듣고 있어요. 에이티즈, 엔믹스, 뉴진스, 원위 등등.. 한동안 케이팝을 멀리 하다가 다시 돌아오니까 ‘이곳이 내 고향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ㅎㅎㅎ 낮에는 ‘원위’의 ‘베로니카의 섬’, 밤에는 ‘에이티즈’의 ‘야간비행’을 자주 듣고 있어요.

 

 

 

세븐틴 – 같이 가요

 

  1. 세상엔 영감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과, 영감을 몽둥이 들고 쫓아가는 사람, 영감이 없어도 글을 쓸 수 있는 사람 세 부류가 있는데 해안 에디터님은 본인이 어느쪽이라 생각하시나요?

 

‘영감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요. 앞서 글의 첫 문단을 쓸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는데, 영감을 받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포함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처음에 몇 문장 끼적이다가 지우는 것을 반복하는 것에 이골이 나서 확 때려치우고 드러눕거나 다른 일에 몰두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사소한 아이디어가 퍼뜩 스치곤 해요. 예를 들면, ‘글월’의 작업 시작 단계에서는 편지 형식이 아니었어요. 어떤 문장을 써 봐도 딱 와닿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그대로 내버려두고 다른 일을 하다가, 문득 ‘편지 형식으로 써 보는 건 어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글의 방향성을 제대로 잡을 수 있었어요. 확실한 건, 영감이 없어도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이 경우에는 만족스러운 글이 나오지는 못한다는 점입니다.

 

  1. 에디터님께 ‘잔치’는 작가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될 것 같으신가요?

 

제가 잔치에 들어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자유롭게 글을 쓰고 싶어서’ 였는데요. 저희 과 특성상 과제나 시험이 항상 글, 글, 글… 전부 글이지만 제가 진정으로 생각하는 바를 쓴다던가 즐겁다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 점에서 ‘잔치’에서 글을 써 본 경험은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100%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제가 원하는 장소를 골라서 그에 대한 감상을 남길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좋았어요. ‘아, 내가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지’ 라는 생각을 상기시켜 주기도 했고요.

 

  1. 다음 학기에도 활약할 잔꾼으로써, 다짐 한 마디 말씀해주세요!

 

항상 마감에 닥쳐서야 글을 제대로 써 볼 마음이 생겨서 늘 급박하게 마감시간을 맞추는 생활을 했는데, 이번에는 미리미리 글을 완성하는 습관을 들여보려고 합니다. 뜻대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지만요!

 

  1.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다면 자유로이 말씀해주세요.

 

먼저, 한 학기 동안 저를 비롯한 다른 잔꾼들에게 글을 쓰느라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마감 기한이 정해진 글을 쓰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다들 각자만의 멋진 글을 쓰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음 학기에도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잔치에 같이 들어온 잔꾼들의 글을 계속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인 것 같아요. 저도 제 글에 진심을 다해볼게요!

 

 

 

 

 

 

 

 

 

 

 

 

 

나의 침잠한 기분에도 세상과 통하는 창을 낸다면 빛은 자연스레 스며든다는 것을.

이런 명백한 명제를 다시금 마음에 새기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성공이다.

검정색 감정들은 평생 나와 함께 살자, 지지고 볶으며.

-에디터 해안, <혹스턴(HOSTON)>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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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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