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있음의 무게
작음의 무게
작은 틈마저 솜덩이들로 막아버리려는 세상에 우리는 여전히 살아요. 그런데 당신, 그 작은 틈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세상은 절대적 다수에 의해 돌아갑니다. 수많은 목소리가 합쳐져 만들어진 큰 외침에 땅이 움직이고, 수많은 마음이 더해져 나타난 거대한 필요에 맞춰 하늘이 움직이는 것이 당연해진, 아니 어쩌면 태초부터 그래왔던 세상에서 정작 잊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꽁꽁 막아버리려던 틈에 무엇이 살아가는지 궁금한 적이 정말 없다고요?
틈을 채우기 전에 한 번만 들여다보면, 그곳에는 작고 적기에 더 소중한 것들이 살아갑니다. 그렇게 아등바등 공간을 메꾸려고 하면서, 잊혀 가는 존재들을 기억하려고 매달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세상이 가진 가장 큰 모순 같아요. 그들이 떠나면 작게나마 들리던 목소리가 영멸한다는 것이, 그래서 생기는 공간이 얼마나 더 깊어지고 넓어질지, 정녕 모르는 것일까요. 어쩌면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것일까요. 세상이 미처 채우지 못한 빈틈이 끝없이 존재하는 이유는 작은 존재들이 틈 속에서 끝없이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는 다수가 깨닫지 못한 진실들이 잔재하고, 그 진실들은 숨을 쉬어요. 이제는 좁은 공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유영하는 숨결과 말소리에 귀를 한 번 대어 볼 때인 것 같습니다.
신촌에서도 틈을 채우기 바빠서 우리가 정작 없애고 있는 가치 있는 작음들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혐오의 작아짐을 갈망하는 외침이요. 혐오의 크기와 정도의 작아짐을 바라는 외침을 막아서는 것은 정녕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작아서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으려고 하기에 희미해져 간다는 것을. 때로는 지나치게 창백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과열된 세상 속에서 적정한 삶의 온도를 찾으려면, 작은 존재들의 숨구멍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더불어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을. 살아가다 틈을 발견하면 속에서 호흡하는 씩씩함들에 인사 한번 건네보는 것을요, 나는 당신이 이런 것들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영원도 밥 잘 챙겨먹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