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묻은 타임캡슐: 잔치 아세요?
2034년 12월 XX일 날씨: 눈이 펑펑!
생각해 보면 오늘은 정말 이상한 날이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여름인 것처럼 더웠는데, 갑자기 첫눈이라니! 이제 정말 가을이 사라졌음을 실감한다. 게다가 평소라면 자정 무렵 쓰러져 잠드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지만, 어제는 새벽 내도록 내리는 눈을 구경하느라 동이 트기 직전에야 잠자리에 몸을 뉘었다. 불행하게도 아침 9시 강의를 들어야 하는 탓에 두세 시간 눈을 붙이는 것에 그쳤지만, 하룻밤 사이 하얘진 세상은 뻑뻑한 눈을 팍! 뜨이게 하기는 충분했으니까. 그 때문인가? 여덟 시간을 자더라도 늘 피곤한 얼굴로 비척비척.. 걸어다녔는데. 오늘은 평소의 절반도 안 되는 수면량이었음에도 아주 맑은- 정신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예상치 못한 휴강까지! 하여튼, 이상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가장 이상한 건, 우연히 얻은 소중한 공강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냈다는 것. 늘 ‘알파 세대답게!’를 외치던 평소의 나였다면, 굳이 도서관에 가지 않고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이용해야 마땅했다. 그 때문에 도서관 서가를 직접 방문한 건 까마득한 신입생 시절이 마지막이었으니까. 그런데 오늘 내가 찾고 있던 책은 왠지, 도서관에 가야만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명확한 이유는 없었지만, 그냥. 느낌이 그랬다. 게다가 중앙도서관은 기가 막힌 설경을 자랑하니까! 어쨌든, 중요한 건 무작정 도서관으로 향했다는 거다.
오랜만에 찾은 도서관에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향이 가득했다. 오랜 세월을 머금고 바래버린 종이 냄새! 그 향에 남겨진 시간의 궤적을 좇다 보니 자꾸만 길을 잃고 도서관을 이리저리 헤맸다. 같은 층을 몇 바퀴나 빙빙 돌았는지. 결국 에라 모르겠다- 미아가 되어버린 김에 아날로그의 맛에 맘껏 취해보기로 마음먹고, 책장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이런저런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펼쳐 든 책의 어느 페이지에서, 이상한 쪽지를 발견한 것이다!

뭐지? 찌라시 같은 건가. 한 번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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