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 이 자식, 아주 ‘흑심’을 숨기고 있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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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 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흑심에 흑심을 묻혀서
마음을 종이에 적어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시나요? 손가락 터치 한 번에 전해지는 마음도 가볍다 할 순 없지만, 눌러쓰다 아픈 손목이 들으면 분명 기분 상할 겁니다. 종이에 연필로 눌러쓴 글씨들은 마음에도 그대로 자국을 남기는 듯 무겁게 쓰이고 또 읽힙니다.
연희동에서 연남동으로, 혹은 연남동에서 연희동으로 넘어가는 굴다리 밑, 작은 연필 가게 흑심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3층, 주변엔 과하게 친숙한 가게 이름들, 무성한 가로수 세 그루, 그 사이에 숨어 있습니다. 역시 흑심은 어디든 깊숙한 곳에 있는 법인가 봅니다.

아주 꼭꼭 숨어있다. 안에는 얼마나 많은 흑심이 그득 거릴지!



가게를 들어서면, 아니 가게에 올라서는 동안 가게의 소심한 어필이 나를 맞이합니다. 네놈이 나를 보러 왔으니 조금 티를 내보겠다는 듯,창과 계단에 붙어 있는 연필 스티커, 건물 입구 앞에 조용히 자리 잡은 초록 플라스틱 입간판이 작게 반깁니다.
도착하면 보이는, 가정집 같은 입구를 열면 좁은 복도가 펼쳐집니다. 대기 줄이 없는 놀이기구를 타듯 신나는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그럼 비로소 으리으리한 연필의 왕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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