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 이 자식, 아주 ‘흑심’을 숨기고 있었구만?!?

들어가자마자 압도되는 것은 인테리어. 대부분 목제 장식장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작은 공간에서, 연필들이 병정처럼 서 있습니다. 병정들 밑에는 작은 카드에 설명이 가득 차 있어요. 어릴 적 문구점에서 만났던 반가운 얼굴(?)의 연필부터, 전설의 연필이라고 불리는 블랙윙, 한 자루에 7만 원이 넘어가는 빈티지 연필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향이 나는 연필, 왼손잡이 연필 등 다양하게 있는데요. 그만 얘기할래요. 안 본 눈은 살 수도 없으니까요.

슬슬 병정들에게 포위되었다는 느낌이 드실 겁니다. 수많은 그들의 역사와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연필의 찬란했던 전성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무슨 연필을 살지 고민된다면 책장 중간중간 놓인 가이드를 읽어보세요. 연필의 경도, 연식, 브랜드 등에 관한 다정한 설명이 좋은 쇼핑의 가이드가 됩니다.
향이 나는 연필(좌)과 20만 원짜리 빈티지 연필 세트(우)
장식장 곳곳에는 이런 멘트가 쓰여 있습니다.
우리는 연필을 탐구합니다. 연필의 전성기 시절,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연필에 대해 기록하고,
오래된 연필과 그에 담긴 이야기를 수집하며 즐거운 연필 생활을 위한 도구를 만듭니다.
이곳은 어쩌면 ‘체험형 연필 박물관’일 수도 있겠어요.

보기만 하기엔 아까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흑심에는 연필을 써볼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입구 바로 앞, 연필과 연필들 사이, 작은 노트들이 비치되어 있어요. 노트 맨 위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감히 함부로 연필을 고르지 말라고 이야기하듯이. 그들의 개성을 연필이라는 상위어로 퉁 치지 말라는 듯이.


안쪽에는 작은 책걸상과 함께 연필의 매력을 묻는 공간이 있어요. 저마다의 이유로 연필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연필의 전성기는 지났어도 연필을 좋아하는 마음의 농도는 더 짙어 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창문에 겹겹이 붙어 있는 ‘종잇잎’들이 그 앞의 나뭇잎과 경쟁하듯 풍성하게 붙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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