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 이따금 물(水)렁물렁해지는 곳으로 오셔요
[INVITATION 어서 오세요.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 도서관은 어떠한 잡담과 오차도 허용되지 않았던 ‘절대 정숙’과는 거리가 멀어요.
오히려 아주 물(水)렁물렁하죠. 누구나 무료로, 강요가 없는 공간. 누구나 와서 느긋함에 유영할 수 있는 공간. 이런 너그러운 폭포책방에 같이 와주실래요? 홍제폭포를 앞에 두고 그 물줄기에 빨려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가볼까요.
빽빽한 일상에서 점점 표정을 잃어가고 날이 갈수록 대담해지나요. 그렇다면 폭포책방에서 한 꺼풀 내려놔 볼까요. 잠시나마 원래의 어리숙함을 되찾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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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이 스프링을 거쳐 말라가면
거칠었던 중구난방 반항의 마음은
점점 반질반질 윤기가 돕니다
삶의 넉살은 그런 식으로 모이나 봐요?
예상할 수 없었던 마음의 방향도 점차 차분해지고요
그런 녹슨 윤은 사실
삶의 흔적들로 이뤄진 사포가 마구 문질러져서
얻게 된
그런 굳은살 같은 광택이죠
문질러주는 연료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아요
이번에는 또 얼마나 간절하게 바랄지, 시달릴지, 기묘할지, 망설일지
그렇게 자신이 산화(酸化)되는 과정 안에서 견디는 누구나
이곳에서는 마음껏 거칠어지셔요. 비뚤어지셔요. 동시에 정성껏 용인하셔요. 품어주셔요.
하찮은 소음도 이곳의 공간을 쌓는 벽돌입니다.
폭포책방 앞에서는 모나고 뾰족한 끝도 숨기지 않아도 됩니다.
그건 원래부터 품어온 삶의 문양이니까요.
폭포책방에서는 산화되어 녹슬어 가던 마음도
다시 원래의 것처럼 환원(還元)되어 가요
홍제 폭포의 물기둥과 책기둥은 그런 성분을 다합니다.

폭포책방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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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공부하기
폭포를 바라보며 멍멍멍…
폭포를 바라보며 차 한잔
친구 기다리기
책 읽다 졸기
가족이랑 소근소근 책 읽기



▸첫 번째 '수변활력거점' 홍제천, 카페와 책방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 ©. 서울특별시 제공)
온 서울을 물로 물들이는 –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정책은 서울의 수변공간을 시민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편하는 서울시 정책 사업이다. 2023년 홍제천을 ‘수변활력거점’ 1호로 삼아 첫 시작을 연 뒤, 현재까지 총 8호의 수변활력거점이 조성되었다.
이러한 수변 공간 사업을 거쳐, 홍제천은 물과 가까워질 수 있는 복합 문화 쉼터로 자리 잡았다. 2023년 4월 홍제폭포 앞에 수변 테라스 카페 ‘카페폭포’가 문을 열었다. 이를 기점으로, 이후 같은 해 9월, 카페 건물의 별관이었던 공간을 탈바꿈해 ‘폭포책방 아름인도서관’이 서대문구의 14번째 공립 작은도서관으로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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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에서 사람의 손때가 타는 곳으로 –
‘폭포책방’은 홍제폭포 바로 맞은편에 우뚝 서 있어요. 우선 홍제폭포는 한강 물을 끌어 올려 2008년 완공된 인공폭포입니다. 용맹한 물줄기의 기상은 사람 손을 거쳐 탄생한 것으로, 실제로 8시부터 21시까지 폭포가 가동되죠. 한때는 도심 속에서 발길이 닿지 않았던 하천이, 언제부턴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으로 바뀌었다니.
카페폭포는 오래된 주차장과 창고로 쓰였던 공간을 활용해 마련되었고요. 우리가 방문할 폭포책방은 이런 카페폭포를 리모델링해 조성되었어요. 그러면 대략 두 번의 단계를 거쳐 태어난 그런 곳이네요. 이 공간을 진정한 쓸모로 채우기 위해 여러 번의 고민이 여기에 묻어 있었습니다.
하천이 인공 폭포로, 공터가 카페로, 빈 별관이 책방으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다른 쓸모를 생각하는 발상으로 계절마다 새 옷을 입나 봐요.
홍제폭포 근처에는 카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책방도 있군요! 글이 asmr같네요. 잘 읽고 갑니다.
[…] 얼마 전까지는 폭포 소리에 마음마저도 시원해지던 여름이었던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