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 문화 도래: 신촌, 홍대, 언더그라운드 음악, 서브컬처
90년대부터 신촌의 상권은 홍대로 조금씩 이동했다. 가장 먼저 이동한 건 문화예술인들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임대료였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신촌에서는 90년대 중반 화재 사건를 기점으로 위험하다 낙인찍힌 ‘락카페’*를 모두 몰아내자는 움직임이 있었기에 그들은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1999년 라이브클럽이 합법화되며, 라이브클럽을 중심으로 하는 언더그라운드 음악 씬이 홍대에서 제대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라이브클럽 빵
1994년 이화여대 후문에서 운영되다, 2004년 경의선숲길의 홍대 거리 끄트머리로 이전했다. 크기는 작지만, 인디 뮤지션의 가장 큰 성지다. 밴드를 하고 싶은 청년들은 무조건 클럽 빵 오디션부터 시작한다. 평일을 포함한 주 5일이라는 넉넉한 공연 일정에 인디 뮤지션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대에서 가장 언더그라운드한 공연장이라 말할 수 있겠다. 클럽빵 앞에는 한 달 내내의 공연 일정과 출연 밴드를 빼곡히 적어둔 커다란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클럽빵의 공연은 아티스트와 관객의 구분이 없다. 대기실 자체가 없어 아티스트들은 관객 속에 섞여 공연을 감상한다. 자신의 차례가 끝났다고 공연장을 뜨지도 않는다. 다시 관객 속에 섞여 공연을 감상한다. 내 옆에서 공연을 보던 사람이 슬그머니 일어나 무대에 선 다음, 기타를 잡고, 튜닝을 하는 모습은 꽤 신비롭다.
모든 공연이 끝나면 출연한 밴드가 다 같이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은 클럽빵의 인스타그램에 아카이빙된다. 공연 영상까지도 밴드 별로 전부 촬영되어 전부 기록된다. 클럽빵은 홍대 인디 음악 문화를 고스란히 보존한다. 도합 16,000개의 유튜브와 인스타 게시물, 그리고 4장의 컴필레이션 앨범이 이를 가능케 한다.

언더그라운드 음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공연장 자체의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계속해서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인디 뮤지션만을 위한 공연을 주최한다. 언더그라운드 음악과 아티스트 지원만을 위한 공간이다. 클럽빵 무대에 한 번이라도 올라본 뮤지션에게는 모든 공연의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그렇게 슈게이즈, 모던 록, 포스트 록이 클럽빵에서 성장했다.


친구의 공연을 보러 다 같이 클럽빵에 방문한 날이 있었다. 공연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같은 나이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성과를 이루는 모습은 참 멋있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음악 듣는 건 좋고, 공연 보는 건 재밌고, 반짝이는 사람들은 멋지다. 다음 공연이 기대된다.
*클럽이 불법이던 90년대, 클럽을 대신하던 락을 틀어주는 술집. 클럽처럼 스테이지는 없지만 자유롭게 춤을 출 수 있었다. 단속이 뜨면 모두 모른 척 착석해 이야기를 나누는 척 자연스레 행동했다고 한다.
재밌게 보고 가요.
역시 홍대 척척박사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