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4. 신촌로드 ⎯ “죽어도 좋아” 최루탄 해장라면
현대백화점과 창천문화공원 사이, 하루에도 수만의 발걸음이 오고 가는 길목에 낡은 노포가 하나 있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해인 1969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2025년 현재까지 ‘연중무휴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오래된 가게다.

‘훼드라’의 외관 모습. 낮이라 가게의 불이 꺼져 있다.
이름은 ‘훼드라’요, 부제는 ‘최루탄 해장라면’인 곳.
낮에는 불이 꺼져 있지만 매일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찾아드는 집.
선배 연대생*의 입에서 후배 연대생의 입으로 알음알음 전해져 내려오는 추억의 주점.
신촌 한복판에서 맵고 독한 최루탄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격동의 시절에도 날이면 날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는 전설 속의 아지트.
‘훼드라’를 수식하는 말들은 세월의 더께처럼 켜켜이 쌓여왔기에 이제는 차고도 넘친다.
* 필자는 연대생이다.
필자는 해가 까무룩 저물고도 한참 더 시간이 지난 오후 열 시에 가게를 찾았다. 아무리 ‘전설 속의 노포’라고 해도,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이 발달한 작금의 시대에 신촌 한복판에서 가게를 찾아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드디어 ‘훼드라’의 불이 켜졌다.
가게에 들어서자 오래된 세월의 정취가 물씬 풍겨왔다.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한 물건과 정겨운 내부의 정경을 마주하자, 일순간 마음에 훈기가 돌고 입안을 맴돌던 말이 술술 나왔다. 인터뷰 허락을 받는 일도 어렵지 않았다. “다 이야기 해줄 테니 어서 앉으라.”라는 사장님의 말에 등이 떠밀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의자에 앉아 있었다. 곧이어 식탁 위로 김치와 단무지, 그리고 물 한 잔이 놓였다.

훼드라의 내부 정경이다. 세월의 흔적이 물씬 느껴진다.

개업 이래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는 메뉴판이다. 변한 것은 물가와 가격뿐이다. 여러 번 겹쳐서 붙어 있는 스티커들이 세월의 흐름을 보여준다.
필자는 ‘해장라면’과 ‘계란말이’를 주문했다. 주문과 동시에 냄비에 물이 오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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