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물건 비하인드 창작대회 ★
自救
“웨이야!.”
“네! 가요!”
하는 일은 단순하다. 누군가 들어오면 입가를 양옆으로 쭈우욱 찢어 이를 환하게 내보이며 안쪽을 가리킨다. 행진하는 그들을 엉거주춤 뒤따르며 주문을 받고, 주방에 전달한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앞선 이들의 기름진 흔적들을 정리한다. 음식이 나오면, 대충 이것저것 곁들여 식탁에 내놓는다. 술이라던가, 혹은 음료라던가, 그것도 아니면 입가심할 찬이라던가.
물론 아직 끝은 아니다. 양꼬치 집에서, 그것도 한국에서 그렇게 많다는 무한 리필 양꼬치가 아닌 정량 양꼬치 집에서, 단 한 번의 주문으로 자신의 배를 채우는 손님은 그리 흔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술, 음료, 찬. 다시 술, 음료, 찬, 거기가 가끔 요리까지. 이것저것 나르다 보면 또 다른 이들이 들어온다. 재차 입가를 찢는다. 그렇게 7시간이 지난다.
“사장님, 저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고생했다. 아, 갈 때 저기 카운터에 박카스 하나 챙겨 가라.”
“아,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그리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다. 그저 친숙한 냄새였기에, 그리고 익숙한 글자였기에 홀린 듯이 이곳의 앞치마를 멨고, 그렇게 6개월이 지났다. 다행히 일 자체는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간혹 술깨나 걸친 듯한 이들의 무의식을 상대하는 것이 피로하기도 했지만, 가게 앞에 널린 각종 술집 알바생들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양꼬치는 술자리의 끝보다는 시작에 어울리는 음식이니 말이다. 사장님도 이만하면 아주 좋다고 할 수 있었다. 적어도 외국인, 그것도 한국인들이 가장 기피한다는 중국인이기에 받는 불이익 따위는 없었으니까.
정작 힘든 것은 내 발걸음을 향하게 했던 이 빌어먹을 냄새였다. 1주일에 3일씩, 총 21시간을 꼬박꼬박 내 고향을 그리워해야만 했다. 놈이 정말 미웠던 것은, 마음속에 열심히 구멍을 뚫어놓고서 정작 그 중 어느 하나 채워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장님이 종종 만들어주신, 그러니까 중식을 표방하는 한국 요리사의 한식은 결국 고향의 것이 아니었다. 물론, 매번 먹을 때마다 엄마가 해준 것 같아서 엄마 생각이 난다는 반쪽짜리 진실을 사장님께 고하곤 했다. 그게, 예의다.
“하아.”
깊게 숨을 내뱉자 하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분명 우리 집이 더 북쪽에 있었음에도 신촌의 겨울은 비할 바 없이 차가웠다. 그저 기온이 낮아서가 아닌, 피부와 심장을 기어코 뚫어내 세포 하나하나를 에는 추위를 겪어본 바 없었던 내 퇴근길은 언제나 성급했다.
오늘도 다를 바 없었다. 가로등 밑 아무렇게나 버려진 작은 동지 하나를 발견하기 전까진.

中国如何自救. (중국은 어떻게 스스로를 구할 것인가)
그래. 결국 너도 힘든 건 매한가지구나.
무얼까. 마치 언제나 의지하던 아버지의 첫 울음을 마주한 아이처럼 거리에 우뚝 멈 춰섰다. 자꾸만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다. 아무리 노력해도 쉬이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아 급한 대로 가방을 풀어 헤치고 눈앞에 보이는 화단에 걸터앉았다.
집까지 갈 동력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고 이 엄동설한에 여기서 계속 머무를 수도 없는 노릇. 다행히 내게는 구세주 하나가 남아 있었다. 사장님께 받은 박카스를 연신 목구멍 속으로 들이부었다. 직전과는 또 다른 냉기가 온몸을 맴돌았다. 그래도 효과 하나는 확실했다. 어느새 내 다리가 오들오들 떨고 있는 유일한 친구에게 향했기 때문이다.
“你也一起去吧.” (너도 같이 가자.)
잔뜩 구겨진 신문지를 들어 몇 번 손으로 턴 뒤, 고이 접어 외투 주머니에 넣고 다시금 발걸음을 재촉했다.
거리는 여전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새로운 날이 도래했지만, 아직 전날의 추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미련을 부추기는 환한 네온사인까지. 어느 하나 나와 닮은 이도, 친숙한 이도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해서 걸었다. 어느 때보다 서둘렀다.
살기 위해서가 아닌, 살리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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