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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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2026 · 03 ·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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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빈정

정을 내리고서 그는 부동산을 지나칠 때마다 모든 광고지를 읽기 시작했다. 광고지뿐만이 아니었다. 틈이 날 때마다 인터넷으로 네X버 부동산과 별의별 X방, 피X팬의 좋은 방 구하기와 거주 후기 사이트를 배회하며 무수한 상상 발품을 이어갔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매물을 발견할 때면 상상에 빠지곤 했다. 상상 속에서 그는 공대 새내기, 음대 졸업반, 어느 날은 상경대 휴학생의 하루를 살았다. 그렇게 부동산을 서성이는 습관은 저도 모르는 새 몸집을 불려 갔다. 

 

그가 자취를 결심한 것은, 부유하는 제 처지를 호소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몇 달 전, J에게 교내 기숙사 선발에서 떨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우선적으로 찾아본 것은 학교에서 대중교통으로 멀지 않은 외부 기숙사였다. 괜찮다고 느껴진 기숙사는 모두 치열한 경쟁률을 자랑하고 있었다. 짧은 시간 아주 많은 자기소개서를 썼다. 그리고 아주 많은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분명 그보다 급한 상황에 놓인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다. 반복해서 자소서를 쓰다 보면 자기연민에 빠지기 일쑤였다. 반 컵의 물을 보고 “이만큼”과 “이것밖에” 두 표현을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적어도 그가 생각하기에 주거지를 얻기 위한 자소서는 후자를 요구했다. 제일 불쌍한 척 입 터는 놈이 이기는 게임. 그 속으로 빠지다 보면 밑도 끝도 없는 회상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후회하기에 이르렀다. 가진 것을 가졌다고 말하면 안 될 것만 같았다. 동시에 이게 옳은 일인지 의문이 이어졌다.

 

‘가진 것 없는 젊은이에게 뉠 공간 하나 빌려주오!

그렇다면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밤낮 없이 작업하리.

당신은 나의 메디치가 되어 먼 훗날 유퀴즈 인터뷰 속 감사 인사를 받을 것이니…’

 

감사해야 할 처지에서 옳은 생각이 아닌 건 알고 있었지만, 인간은 누구나 비뚤어진 부분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었다. 어쩌면 위선은 바깥이 아닌 J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것일지도 몰랐다. 다만 자소서가 위선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수많은 장학금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었다. 알바와 근로만으로 생활비에 임대료까지 감당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현실의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면 자취 비용에 회의감이 들기 일쑤였다. 학생이 학교 근처에 살겠다는 게 이리 어려울 일인가? J는 학교 근처에 살겠다고 이 손 저 손 빌려야 하는 학생들의 처지가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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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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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정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COMMENTS

댓글 3

  1. 세계
    세계 2026.03.14 15:38

    1000/68 14.7…. % 언저리 그 수치만으로 지탱해야 하는 곳이 있다.
    S는 비대면 수강때 내렸던 가격으로 들어와 지난달부터 7만 원을 더 지불해야 했지만 그건 일단 그만 알고 있던 사실이다. 이제는 3.07%가 된 이 백분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떨 때는 S가 지금 생활의 3.07%만 스스로 살아내고 있다는 생각. 앞으로 96% 언저리를 감당해야 하는 사실이 벅차기도 기다려지기도 한다는 생각. 벅차고도 기다려지는 앞으로는 벅차게 기다릴 수 있도록 기다리자는 생각. J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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