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9. 청춘의 (빈칸)을 채워주세요.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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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에서 생각보다 더 자주 빈칸과 조우했다. 이름 옆에 빈칸, 전화 번호 옆에 빈칸… 그렇게 빈칸은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앗아간다.
하지만 이런 빈칸 정도면 양호한 편이다. 더 한 요구를 지닌 진상들이 판치는 세상이니까. 빈칸에게 진이 빠져 모든 걸 다 내어준대도, 커서는 내 노력을 경시하는 듯 똑같이 깜빡인다.
‘커서를 만족시킬 수 없을까?’라는 오기가 생긴다. 커서는 어떻게 만족을 표할까? 나에게는 만족을 못 느껴서 여전히 눈을 붙이지 못하고 깜빡이는 것은 아닐까? 커서에게 시작의 신호는 끊임없이 받았지만, 끝의 신호는 받지 못했다. 나태 지옥 같다. 나는 늘 커서의 대기 줄에 서 있다. 웨이팅은 끝나지 않는다. 맛집인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그 생각으로 빈칸을 채우라는 커서의 내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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