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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6 · 04 · 29

499. 청춘의 (빈칸)을 채워주세요. I

Editor 왕 잔치

내가 커서가 된 만큼, 엄청난 빈칸을 채우고 싶었다. 커서의 사명일까?

사실 나는 사람을 만나면 일종의 관례처럼, 커서가 된 것처럼 해 대는 질문이 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커서에 대해 비판을 늘어놓을 입장은 못 될 수도 있다. 마우스 클릭 음이 커서의 비웃음으로 들린다. 그 질문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뭐예요?’ 자칫 평범하고 시시해 보이기 짝이 없는 질문이지만, 인생의 방향을 가늠하는 최고의 눈금자이다. 지난 인생을 집약해 주기도 하는 요물. 이같이 사람마다 필수 관문으로 여기는 질문이 있을지도 모른다. 

커서로서 질문으로 빈칸을 채우고자 한다. 빈칸이 질문이면, 대답으로 또 이어질 테니 마우스를 잡고 사색에 끙끙대는 일은 덜 할 테니까. 교환 독서, 교환 일기 등 교환의 명맥이 꾸준히 이어졌던 시류에 힘입어 교환 가치관을 선도해 보고자 한다.

 


신촌의 거리에서 깜빡이는 커서…

가 아닌 커서를 몹쓸 흉내 내는 화자의 눈 껌뻑임

(벚꽃이 만연한 시점이라서 꽃가루 알레르기로 위장해 본다.)

신촌 로데오 거리

 

🖱️안녕하세요.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질문인데, 혹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뭐예요?’ 

저는 솔직함과 성실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특히 성실함은 제게 없는 부분이라 추구하는 부분 중의 하나예요. 그리고 생각을 많이 한 후에 말을 뱉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저처럼 사람들을 만나면 한 번쯤은 꼭 묻는 질문이 있으세요?

저는 이상형이 뭐냐고 물어보는 것 같아요. 이상형을 알면 그 사람의 가치관과 추구하는 바를 알 수 있잖아요.

🖱️질문의 목적이 저랑 비슷하신데, 이런 방법도 있었네요. 인간의 압축판으로써의 이상형이라… 굉장히 흥미롭네요!

🖱️타이핑을 할 때 멈춘 상태로 지속되면 커서가 깜빡이는데요, 빈칸과 깜빡거리는 커서에 대해 어떻게 느끼세요?

커서가 깜빡거리면 했던 생각도 멈칫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고, 아무 말이나 치게 되는 것 같아요. 무엇이든 쳐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껴서 쓸 말이 없으면 노래 가사 혹은 ‘안녕하세요.’ 이런 무의미한 말을 쳐요. 

 

 

[ 커서🖱️ 1일 차 후기 ]

보다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였기 때문에 눈의 피로가 평소의 2배이다. 커서로 살며 맡기지도 않은 빈칸을 도둑놈처럼 가져가려고 하니, 타인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커서도 그랬을까? 

하지만 속단하지 않을 것이다. 

4/10
왕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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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잔치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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