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 연희, 레이
Interview
Intro. 연희동 근방에 자취방을 구한 친구들, 공강 시간을 어떻게 슬기롭게 보낼지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연희레이’를 추천하고 있어요. 저도 자주 보고 있습니다.
A. 열심히 하고 있어요. 평일에는 거의 하루에 하나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미 제법 올린 탓에 이제는 가게들이 많이 소모되어서, 콘텐츠 방향성을 다시 고민하며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고 있어요. 오늘도 조금 다른 콘텐츠를 올렸습니다. 타로를 보는 콘텐츠!
인스타그램 @yonhee_rei
Q. 연희동 큐레이팅 인스타그램 계정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작년 5~6월부터 시작해서 지금 9월까지 이제 1년 3개월 정도가 되었네요. 원래 전혀 다른 일을 했었어요. UI/UX 디자이너였거든요. 마지막에 일했던 회사는 명품 리셀 커머스였는데요. 회사에 초기 멤버로 갔을 때만 해도 시장이 좋았어요. 장사가 정말 잘 되었는데, 지금 명품이 많이 꺾였잖아요. 둘째 아이를 낳고 복직을 해서 돌아가니까 매출이 어려워져 자연스럽게 회사가 규모를 줄이고 자리가 없어져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만두게 되었어요.
타의가 들어간 퇴사는 생각보다 엄청 타격이 커요. ‘아 어떡하지? 나의 내일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불안감 같은 게 굉장히 심했어요. 나태해질 것 같아서 ‘이거라도 공부해 보자, 뭐라도 해서 기운을 내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Q. 다른 많은 일들 중에서 하필 연희동을 큐레이팅하게 되신 이유가 있다면요?
A. 지금 연희동에 살고 있는 게 큰 것 같아요. 내가 살고 있고, 사는 동네를 너무 좋아하고.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살고 있는 거거든요. 저랑 남편은 둘 다 회사가 굉장히 멀어요. 남편*은 판교에서 회사를 다니고, 제 직장은 강남이었기 때문에 사실 이곳에 살 이유가 없었어요. 그런데 연희동을 너무 좋아해서 계속 살고 있네요. ‘우리 동네 너무 좋으니까 소개 한번 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었어요.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 관심을 보이셨다고. 연세대학교를 나오셔서 동문 학생에게 인터뷰 요청이 온 것을 재미있게 생각한다고 전해주셨습니다.
Q. 레이 님이 사용하시는 호칭, ‘아듐마’와 ‘학생들’ 정말 친근하고 재미있어요. 어떻게 하다가 이런 호칭을 쓰게 되셨나요?
A. 자연스럽게 쓰게 되었어요. 콘텐츠를 생산해 보니까 생각했던 방향성과 다른 게 튀어나오기도 하더라고요. 특히 아줌마라는 호칭은 제가 처음부터 쓰려고 썼던 건 아니에요.
초반에 회사 동료분들이 팔로우를 해주셨어요. 여기 살지도 않으면서 좋아요를 눌러 주고, 댓글도 달아 주고. 그중에 약간 짓궂은 분이 계셨어요. ‘아줌마~~했었어요?’ 자꾸 이런 식으로 댓글을 달아주셔서 저보다 나이도 많으신 분인데. (웃음) ‘학생 조용히 해’ 이렇게 댓글을 달았는데, 캐릭터성이 괜찮은 것 같았어요. ‘나쁘지 않은데, 써볼까?’
그리고 연세대학교랑 가깝고 이화여자대학교도 있으니 ‘연희동’ 하면 학생의 이미지가 강한 동네예요. 콘텐츠로서 의미가 있다는 생각으로 선정해서 쓰고 있습니다.
Q. 처음에는 근방 학교 학생들을 말씀하신 건가 했는데, 팔로워 전부를 학생으로 불러주시는 것이더라구요.
A. ‘학생들’이라고 하면, “아 저 학생 아니에요. 졸업했어요.” 이런 분들이 꽤 많아요. “서른 살 넘었어요.” 이러면서. 오히려 학생으로 불러주는 사람이 있어 특이하게 생각하면서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Q. 캐릭터도 유래가 궁금했어요. 간단한 듯 하면서도 특징이 있고 귀여워요.
A. 저도 언제 처음 등장했나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열여섯 번째 콘텐츠였어요. 인사나 공지사항을 전달하려는 콘텐츠였거든요. 이미지가 없는 상태에서 뭔가를 만들어야 하니 ‘그림이라도 하나 그려야겠다, 간단하게 도형으로 빨리 빨리 해볼까?’ 이렇게 그렸다가 나쁘지 않아 보여서 시작되었어요.
그것도 점차 모양이 바뀌었어요. 이런 것도 해보고 저런 것도 해보다가 지금 형태로 그리고 있어요. 나름의 룰이 있다면 콘텐츠 안에서 그 캐릭터가 한 번 정도 등장한다는 거거든요. 많이 등장하면 두 번 정도예요. 원래는 캐릭터 하나에 캡션 하나, 이렇게 두 개 세트였는데 요즘에 조금 더 ‘짤방’* 같은 느낌으로 작업을 하고 싶어서 다른 시도를 하고 있어요.
* 짤방: 인터넷상에서 돌고 도는 재미있는 사진이나 이미지, 또는 밈(Meme)을 통틀어 부르는 말, 줄임말로는 ‘짤’
Q. 안 그래도 자막에서 한층 재치가 느껴져서 요즘 더 재밌게 보고 있었어요.
A. 시도하는 중이에요. 콘텐츠 편집을 하며 제가 동영상을 잘 만들지 못한다고 인정했어요. 잘 만드는 사람들도 정말 많고, 확실히 어린 시절부터 핸드폰이 있던 세대들이 잘 만들더라고요. 저는 싸이월드 세대거든요. 동영상으로 시작했던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이미지를 편집하는 게 유리하고 편해요. 그래서 그런 ‘짤방’ 느낌을 조금 더 살려 보려고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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