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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2017 · 05 · 23

잔치 @ 신촌문화마켓

Editor 임봉자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라난다.

 

 ‘자라난다.’ 하였을 때 육체보다는 내면이 자라고 있다, 또는 성숙해진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는 나이가 되었다. 물론 지금도 육체적으로 자라나고 있다. 다만 그것이 세로가 아니라 가로 방향일 뿐이다. 이 육신을 살찌우는 것은 음식일테지만, 내면을 살찌우는 것은 뭘까? 책, 영화, 공연 뭐 이런 것들일 것이다. 보통 이런 것들을 일컬어 ‘문화’라고 한다. 5월, 문화 그리고 신촌. 지난 5월 21일 일요일 9회째를 맞이한 ‘신촌 문화 마켓’이 열렸다.  

 

연세로에 펼쳐진 판매존과 연세로-명물거리 교차로에 체험존으로 나누어진 신촌문화마켓.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고 있는 신촌 연세로 유플렉스 앞부터 신촌역 2번 출구 앞까지 마켓 부스들이 길게 펼쳐져 있었다. 참여 업체들은 개인 프리 마케터(free marketer)부터 서울 산업 진흥원에서 사회적 경제 우수 중소 기업으로 뽑힌 업체들까지 다양하였다. 참여 업체 수만 하더라도 거의 100개에 이르는 꽤 규모가 큰 프리마켓이었다.

또한 판매하는 품목 역시 매우 다양하였는데, 커피, 와인부터 자개 악세서리, 생활 한복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 판매 되었다. 그 중에서도 잔치는 예쁜 꽃이 그려진 생활 한복을 판매하고 있던 ‘꽃빔’ 대표 이찬미 씨를 만나보았다.

 

  예쁜 제품들이 정말 많아 현금을 챙기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후.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저는 꽃처럼 예쁜 우리 옷 ‘꽃빔’ 대표 이찬미 입니다. 단순히 한복만 만드는 게 아니라 문화의 발전을 기원하는 문화 브랜드로서, 아동 한복의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고자 준비 중입니다.

 

오늘 신촌문화마켓은 어떻게 참여하신 거예요?

문화 마켓은 3번째 참여하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SBA 서울산업진흥원을 통해서 마켓이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청했어요. *하이서울 브랜드 우수상품에 저희 옷들이 등록되어 있어서 가산점으로 심사과정은 조금 쉽게 통과한 것 같아요.

(*하이서울 브랜드 :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하이서울브랜드 사업은 우수한 기술력과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나, 고유 브랜드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위해 서울시 우수 중소기업 공동브랜드인 하이서울 브랜드로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꽃빔’은 ‘꽃처럼 예쁜 우리 옷’이라는 뜻과 함께 ‘꽃을 바란다.’라는 의미가 있다.

 

신촌 문화 마켓 참여가 수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나요?

도움이 되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저 같은 경우는 1인 영세 기업이라 마케팅에 약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런 기회를 통해서 고객 분께 직접 옷을 보여드릴 수 있고, 단골 분들은 소식을 듣고 직접 찾아오시기도 하시거든요. 신촌 자체가 유동인구가 많아 입지가 좋다 보니까, 많은 분께 노출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문화마켓이 신촌 말고 다른 지역에도 열리나요?

있긴 있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신촌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연령층이 다양하고 유동인구도 많고, 오늘 같은 주말은 나들이 나오신 분들이 많아서 매출도 잘 나오는 편이거든요. 다른 곳에서 열리는 마켓들 같은 경우는 다소 뜬금없이 열리기도 해서 판매도 잘 안 되는 편이에요. 그렇다 보니까  다른 판매자 분들도 신촌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신촌 문화마켓에 더 바라시는 점이 있을까요?

6월 11일에도 신촌 문화 마켓이 열려서 신청을 했어요.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더 자주 마켓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정기적으로 마켓이 열린다면 더욱 다양한 제품으로 준비를 잘 해서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꽃빔’ 대표 찬미 씨 말씀대로, 지난 21일 일요일의 신촌은 사람이 정말 많았다. 청년 외에 다른 연령층은 좀처럼 찾기 힘들었던 평일의 연세로와는 달리, 주말 문화 마켓에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부터 친구들이랑 놀러 나온 10대 친구들, 삼삼오오 나오신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눈에 띄었다. 그중에 눈에 띄는 마켓 참여자들이 있었다. 바로 10대 청소년들이 참여한 ‘오픈업’ 청소년 창업 동아리 친구들이었다. 학생들은 이미 준비해 온 상품 판매를 마치고 마감 중이었다.

 

프로인터뷰어 김이정 양(가운데).

피플팀 에디터는 에디터 생활 1년 차에 이런 인터뷰어가 없었다며 엄지를 들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18살 김이정입니다. 저희는 서대문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에서 나온 학생들입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자치활동으로 ‘오픈업’이라는 창업동아리를 통해 직접 판매를 경험해보는 활동 중입니다.

 

오늘은 어떤 걸 주로 판매하셨나요?

오늘은 커피 세 종류와 녹차더치 한 종류 이렇게 네 가지 종류의 커피를 팔았어요. 원래 어떤 것을 주로 판매하자고 정해놓지 않았아요. 창업 관련 전문가 선생님이 오셔서 교육을 해주시고, 선생님은 보조를 해주시고 저희가 직접 계획해서 나오는 거예요.

 

신촌 문화마켓에 처음 참여하시는 것 같은데 오늘 하루 동안 어떠셨나요?

일단 이런 걸 준비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용기를 가지고 하시는 건지 알게 됐고, 저희 또래는 직접 현장에 나와서 활동할 기회가 잘 없는데 이번 기회로 정말 좋은 추억과 함께 큰 경험을 얻어 가는 것 같아요.

 

모인 수익금은 어떻게 쓰실 건가요?

전액 기부를 할 예정입니다.

 

오늘 마켓 참여하시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서 시장 조사를 해보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제가 좀 더 용기를 내서 밝게 참여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죠. 그런데 그건 처음이라 미숙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다음에 또 나오는데 그때는 그런 것들을 조금 보완해서 나오고 싶어요.

 

신촌문화마켓 자체에 원하는 점이 있나요?

오늘은 다 좋은 것 같아요. 마켓이 차 없는 거리에서 열려서 지나다니다가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나와도 기대한 수익은 얻어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신촌문화마켓은 중소 기업의 홍보 자리 이상으로 ‘오픈업’과 같은 청소년 창업 동아리에게는 실제 현장 학습의 자리가 된 듯 하였다. 책으로만 공부하던 시장보다 더욱 현장감 있던 신촌문화마켓에서의 경험은 저 친구들에게 정말 좋은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문화마켓,,, 꽃길만 걷자,,,—(@

 

 ‘오픈업’ 동아리와 비슷하게 신촌 문화 마켓 참여 부스들 중 상당수가 수익금의 일부 또는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하였다. 참여 업체들 중에 사회적 경제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이번 문화 마켓을 둘러보면서 기존에 생각하던 ‘시장’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정 무역 커피를 팔던 곳부터 환경 친화적 제품, 와인 소비자 협동조합까지. 단순히 “팔아요 팔아”로 끝나는 장사가 아니라, 이 제품에 대한 판매자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는 마켓이었다.

 

 현재 대도시의 형태에서는 상업 도시와 주거 도시가 분리되어 있지만, 고대 그리스 시기에 시장이란 것이 처음 생겨났을 때에 그 시작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아고라(Agora, 광장)’에서부터였다. 과거 청년 정치의 1번지였던 신촌 연세로에서 2017년 현재 마켓이 열리는 것이 그리 연관 없는 일은 아닐 것이다. 결국 사람이 모이는 곳에 장이 서고 공연이 열리고 이런 것들이 모여 문화가 발생한다.

 

 신촌에는 분명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그러나 대부분 머물지 않고 그저 스쳐지나갈 뿐이다. 따라서 그들을 정기적으로 한 자리에 모이게 하여야 네트워크가 형성이 될 것이고 이것이 신촌 문화 형성의 중요한 양분이 될 것이다. 그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기 위해서 이번 신촌 문화 마켓과 같은 목적성 있는 행사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많은 마케터들의 소망대로 띄엄 띄엄한 단발적인 행사보다는 더 자주 정기적으로 열려 진정한 신촌의 주말 ‘문화’로서 자리잡기를 바란다.

 

몇달 전 신촌에서 문 닫은 쥬얼리샵 ‘드벨리끄’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 ‘문화’마켓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는 문화를 팔겠다는 말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아 그리 좋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문화 마켓을 보고 오니 신촌 문화 마켓의 ‘문화’는 앞으로 신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의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촌에 모인 판매자와 소비자, 즉 사람들이 직접 소통하며 만들어나가는 신촌의 문화가 뿌리 내리기를 바란다.

 

/ 취재 에디터 : 이메진, 아로미, 임봉자


신촌 문화 마켓 ::

5월 21일 오후 11:00~19:00,  신촌 연세로

 

+) 이번 마켓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운 신초너들에게는 6월 11일 10회 신촌문화마켓이 있다 . 즐거운 문화 생활로 당신의 내면을 살찌우시기를.   

임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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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자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 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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