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박스퀘어(BOXQUARE)
9월엔 여러 가지 다채로운 변화가 일어난다. 새 학기와 함께 가을이 찾아 오고,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무더위도 9월의 변화의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한풀 꺾이게 된다. 시원한 가을 바람은 뜨거운 더위에 지쳐 있던 우리에게 학교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하지만 시원한 바람만으로는 개강의 슬픔을 이겨내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일까? 여기 가을 바람과 함께 신초너들을 반겨주는 곳이 있다. 바로 신촌에 탄생한 박스퀘어(BOXQUARE)다!
“내가 신촌 좀 다녀봤다!”하는 신초너라면 신촌 기차역 앞에 벽으로 가려져 있던 공사장을 보고 한 번쯤 호기심을 가져봤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벽으로 가려져 있던 곳의 정체가 바로 박스퀘어다. 간략히 소개해보자면 박스퀘어는 거리 상인들과 청년 창업자들이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속적인 민원으로 이대 앞 거리의 노점상 철거를 고민하던 서대문구청이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로서, 노점상들을 안전하게 이전하면서 분야별 멘토링을 받은 청년 창업자들의 개성 있는 가게들과 다양한 문화 행사를 더해 신촌 기차역 앞 거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스퀘어의 겉모습은 참 정직하다.
BOX(상자)+SQUARE(광장)의 합성어 답게 여러 개의 컨테이너 박스로 둘러싸인 광장, 그 자체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신촌의 새로운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잔치 에디터가 나섰다! 에디터가 직접 박스퀘어 정식 오픈 다음날인 9월 16일, 비바람을 뚫고 박스퀘어에 다녀왔다. 3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박스퀘어를 1층부터 3층까지 차근차근 탐색해보자! (tmi: 이 글의 건물 배경 사진들은 보다 산뜻한 시각적 효과를 위해 다음날 촬영해 온 것임을 알린다.)

이렇게 많은 가게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정다운 박스퀘어
박스퀘어에 대한 첫인상은 쇼핑몰(?)이었다. 컨테이너 박스를 여러 개 모아 놓은 듯한 모습은 그냥 단순한 쇼핑몰이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스트릿(street)형 쇼핑몰의 미니 체험판처럼 보이게 했다. 1층에 의류, 액세서리, 가방 등을 파는 가게들도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상상에 맞장구를 쳐주는 듯 했다.

햇볕이 쨍쨍할 때 오히려 그늘이 생기는 이곳은 박스퀘어
1층 입구로 들어가면 중앙 광장 ‘웰컴 테라스’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컨테이너 박스가 배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웰컴 테라스에서는 후에 버스킹 공연이, 바로 옆에 위치한 공간인 ‘멀티 박스’에서는 다양한 문화 활동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니 박스퀘어가 왜 복합문화공간이라 불리우는지 그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1층의 가게들은 대부분 이대 앞 거리에서 이전한 노점상들인데, 닭꼬치, 떡볶이, 튀김 등과 같은 흔한 길거리 음식부터 컵밥, 쌀국수, 일본라멘까지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이 많은 음식을 어디서 먹느냐고? 걱정하지 마시라. 신초너들이 여유롭게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중앙광장 웰컴 테라스에 테이블과 의자가 비치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비가 오는 날에 방문한 에디터는 우천 시에도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멀티박스’에도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고로 신초너들은 30여년 동안 이대 거리에서 사랑 받아온 길거리 음식들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만한 배(boat 아님)만 비워 두면 된다.
박스퀘어 양끝에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간 2층에는 1층과 다른 매력을 지닌 청년 창업자들의 음식점으로 구성된 푸드코트 ‘로터리 테라스’가 있었다.

아, 로터리 테라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테라스의 이미지와는 달리 천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식사 중 비바람에 공격받을 걱정은 없다.
로터리 테라스에는 부리또를 응용한 메밀전병, 테이크아웃 수제맥주, 내 맘대로 토핑을 골라 먹을 수 있는 아보카도볼 등 각자만의 색깔을 뽐내는 음식점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음식점들 사이에서 이미 이대 앞 골목에서 사랑 받고 있는 스카치에그 전문점 ‘노란집’과 색다른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 코지’의 존재는 로터리 테라스만의 개성과 맛에 대한 신뢰를 보장해주는 듯하였다.
한편 배가 고팠던 에디터에게 이러한 음식의 유혹은 치명적이었다. 결국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저히 어떤 메뉴를 골라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다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결국 고심 끝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벗 삼아 스카치에그와 수제맥주를 주문하였다. 신초너들에게 생소한 요리일 수도 있는 스카치에그는, 반숙계란만의 몽글몽글한 식감과 튀김옷의 바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명요리이다! 이 조합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는데, 먹어보지 못한 다른 메뉴들의 매력 또한 상당하여 조만간 다 먹어볼 예정이다.
tmi: 실천하지 못해 아쉽지만 로터리 테라스에서 간단한 식사 후 1층에서 길거리 음식으로 후식을 즐겨도 좋을 듯하다.

스카치에그+수제맥주 한 잔=세트 메뉴로 만들어 주세요…. (서로 다른 가게 주의)
만족스러운 식사 후 본격적으로 2층을 둘러보았다. 로터리 테라스 맞은 편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여러 가게들이 있었다. 핸드메이드 귀걸이, 오르골, DIY 화장품, 나만의 폰케이스, 디퓨저, ……. 가게 하나 하나에서 아이디어에 대한 청년창업자들의 고민과 노력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가게들의 존재는 아직 다 입점하지 않은 공간의 빈자리까지 허전함 없이 꽉 채워주었다.

고등학교 복도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액세서리 가게들을 하나 하나 정신 없이 구경하다 보면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3층으로 이어지게 된다. 3층에는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는 루프탑 테라스가 자리잡고 있다. 홍대나 이태원에서는 루프탑 카페를 자주 보았지만 유독 신촌에서는 본 적이 없기 때문인지 이 카페가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낭만적인 분위기의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루프탑은 많이 가보았지만 컨테이너 박스의 루프탑은 처음이었다. 이 루프탑 카페에서는 컨테이너 박스 특유의 투박함과 세련미가 느껴진다. 신촌의 루프탑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이미 맥주를 마신 탓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3층을 벗어났다. 박스퀘어를 나오는 길에 신촌에서는 루프탑이 생소한 만큼 곧 머지 않아 신촌의 빠질 수 없는 명소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보았다.

깔끔함의 정석
이렇게 박스퀘어 탐사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박스퀘어 곳곳을 둘러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박스퀘어에 대한 소개가 아직은 많이 낯설다. 하지만 문화라는 단어는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만큼 앞으로 박스퀘어가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현대백화점, 투썸플레이스, 올리브영 등 대형 프랜차이즈가 익숙한 신촌에 다양한 색깔의 청년창업자들이 신촌의 역사와 함께해 온 거리 상인들과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것 자체가 그동안 신촌에서 볼 수 없었던 박스퀘어만의 매력이다. 박스퀘어가 곧 신촌이 젊음의 거리라 불리우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증명해주지 않을까 싶다. 이름하여 핫플 임박! 신촌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컨.테.이.너.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역로 22 박스퀘어(신촌 기차역 앞)
연락처: 02-2289-6292
영업시간: 1층, 2층 12:00~21:00 / 3층 15:00~24:00
[…] 느낌이 많이 묻어난 것 같아요. 그런데 정직하게 정보전달에 충실했던 ‘박스퀘어’ 글과는 너무 느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