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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9 · 01 · 28

231. 황선경

Editor 짜이

 

황선경 (21)

 

안녕하세요. 종강하고 오래간만에 보네요, 선경씨! 잘 지냈어요?

네, 그럼요! 대학의 겨울방학은 처음 맞이해보는데 나름 즐겁게 잘 지내고 있어요!

 

처음 대학에 와서 푸르른 신입생 생활을 마쳤는데 기분이 어때요?

우선 성인으로서 제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살았던 첫 해였던 것 같아요. 특히나 저는 소속이 2학년 때 정해지다보니, 학교 생활과 관련해서 조언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았거든요.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런 환경이 자립심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선경씨는 본가가 인천이죠? 아무래도 대학생활을 하러 신촌으로 오면서 낯선 부분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사실 그렇지는 않았어요. 저희 집이 지금은 인천이지만 제가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신촌 인근에 살았거든요. 어렸을적부터 매일같이 신촌과 이대 근처를 돌아다니며 놀다보니 대학에 와서도 크게 낯설지는 않더라고요.

 

그럼 신촌에 대해서 이미 잘 알고 있었을 텐데 굳이 잔치, 특히 플레이스팀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도 제가 신촌에 대해 굉장히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주위에서 ‘신촌은 뭐가 유명해?’, ‘신촌은 뭐가 맛있어?’, ‘신촌의 매력은 뭐야?’ 이렇게 물어볼 때마다 선뜻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잔치를 통해 제가 모르는 신촌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어요. 또 단순히 공간을 알아보는 걸 넘어서 글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각기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신촌을 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플레이스팀 에디터로서 선경씨가 새로이 알게 된 신촌의 모습이 궁금해요.

‘신촌’하면 시끌벅적한 번화가 느낌이 강하잖아요. 근데 플레이스팀에서는 평소에 무관심하게 지나쳤거나 혹은 아예 알지 못하던 장소들을 많이 조명해요. 예를 들면 신촌의 뒷골목 같은 곳이요! 흔히 알고 있는 이미지와는 다른 것들을 보여줌으로써 만들어낼 수 있는 뻔하지 않은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기존과 다른 새로움을 보고 싶었던 저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죠.

 

‘과거’ 신촌을 보던 나의 시선- 더이상 신촌을 세로만이 아닌 가로로도 볼 수 있게 해준 잔치!

 

이야기를 듣고 보니 플레이스팀이 정말 좋은 선택이었네요. 그런데 선경씨의 에디터명은 ‘몽실’이었죠? ‘몽실’로 짓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대학 오기 전까지 항상 단발머리를 고수해왔어요. 그때마다 친구들이 ‘몽실언니’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오래 전부터 제가 가진 또 하나의 이름이라는 생각도 있었고, 무엇보다 포근한 어감 자체가 무척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선경씨 말처럼 ‘몽실’이라는 말이 굉장히 포근한 느낌을 연상시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선경씨의 글도 몽실몽실한 느낌이 있고요. 작은 것까지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일일이 감성을 담아내려고 한 흔적이 보인달까요? 선경씨만의 방식인가요?

저는 평소에 전시나 그림을 보는 걸 좋아해요. 가만히 감상을 하면서 그 안에 담긴 인상적인 포인트들을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아마 그림을 보는 시선이 글 속에도 조금씩 녹아난 게 아닌가 싶어요. 개인적으로 감상을 할 때 배경지식만큼 중요한 것이 찰나의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순간순간 감정에 충실하면서 집중하다보면 작품 그 자체가 온전히 느껴지는 시점이 오거든요. 그러한 감정을 글에도 담고 싶었어요.

 

온전히 작품을 느끼려다 나도 작품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감상의 시선을 글로 끌어온다는 게 놀라우면서도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실제로 선경씨에게 그림을 감상하는 일이 글을 쓸 때 도움이 많이 되는 편인가요?

저는 글을 쓸 때 항상 그곳에 있다는 상상과 함께 그곳의 느낌을 상기시키는 편이에요. 본래 감상이란, 작품 앞에 서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뛰어넘어 그 작품 안으로 들어가있는 ‘나’를 상정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대상에 대해 글을 쓸 때에도 그것에 대한 경험을 떠올리는 것 이상으로 실제로 내가 지금 그 곳에 들어가있다는 느낌으로 쓰다보니 좋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소담식당’ 글에서 그런 느낌이 많이 묻어난 것 같아요. 그런데 정직하게 정보전달에 충실했던  ‘박스퀘어’ 글과는 너무 느낌이 달랐어요.

맞아요. 박스퀘어는 그때 막 처음 생겨났을 때였기 때문에 저의 감상을 녹여내기 보다는 플레이스팀 에디터로서 갖는 의무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반면, 소담식당은 순전히 제가 다루고 싶다라는 욕망에 따른 결과로서 쓰여진 글이었죠. 근데 재밌는 건, 사실 소담식당 글에 감수성을 담아내려는 의도는 처음엔 없었어요. 실제로 조금 지치고 힘들었던 금요일 저녁시간이었는데, 막상 다녀오고보니 은근히 모든 것들이 잔잔한 위로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였는지 결과적으로 글에 ‘위로’라는 감정이 많이 담긴 것 같아요.

 

소담식당의 어떤 부분들이 큰 위로로 다가왔나요?

일단 기본적으로 식당이니 맛있는 음식이겠죠. 생각이 많아질 때 맛있는 걸 먹으면서 잠시 털어내는 것처럼, 팍팍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게 하는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소담식당 자체가 주는 이미지에요. 가보면 알겠지만 소담식당이 위치한 골목은 생각보다 어둡고 칙칙한 느낌이 강해요. 그런데 유독 소담식당은 앞에 조그맣게 깔린 잔디와 간판, 조명까지 푸르르고 밝은 색감이 있죠. 이질감에서 오는 특별함이 있다고 할까요? 그런 점이 평범하고 익숙한 일상 속에서 위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선경씨의 성향과 글의 테마 자체가 맞물리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이질적이고 낯선 것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새로움 같은 거요.

맞아요. 예를 들어, 생전 처음 가보는 곳으로 여행을 갔을 때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주류로부터 벗어나 있지만 그만의 개성과 매력을 품고 있는 곳들을 돋보이게 하고 싶어요. 거기에 저의 감정까지 담고 싶은 욕심도 있는 거죠. 제가 원래 알던 신촌 자체가 특색 없이 획일적인 모습들이다보니 이처럼 또 다른 매력의 뒷골목을 찾아가는 재미가 크더라고요.

 

어색하고 낯설어도 괜찮아- 캄캄한 밤하늘 속 밝게 빛나는 별처럼

 

다음학기에도 신촌의 뒷골목 곳곳을 누비고 다닐 선경씨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혹시 더 다뤄보고 싶은 공간이 있나요?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도토리 칼국수’를 눈여겨보고 있어요. 그곳도 명물거리에서 약간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나름의 인심과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이거든요!

 

선경씨의 다음 글이 상당히 기대가 되네요! 1월달이 거의 다 지나가는 시점이긴 하지만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나 소망이 있나요?

무엇보다 저의 길을 찾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제가 가야 하는 길이 어디인지 막연하거든요. 스스로가 무얼 하고 싶어하는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얼 좋아하는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를 좀 더 알아가는 한 해를 보내고 싶어요.

 

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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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이

삶은 단 한번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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