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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15 · 04 · 30

10. 필름 포럼

Editor 고니

 지하 1층에 위치한 필름 포럼에 가기 위해서는 나선형의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한참을 빙글빙글 몸을 돌려가며 지하로 가다 보면, 어쩐지 이 작은 영화관이 지키고 있는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건 해리포터를 너무 많이 본 까닭인가.


필름 포럼은 연대 동문 근처에 자리를 잡은 독립영화 상영관이다. 총 상영관은 2개로, 그마저도 다 합해서 총 200석이 되지 않는다. 신중도 멀티미디어실의 그것을 생각하면 크기를 가늠하기가 좀 쉬울까. 그러나 적은 관객석을 두고 치열한 티켓팅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느 날은 이용자 수보다 로비에 나와있는 도우미 수가 더 많기도. 작은 상영관 안에는 옆으로 줄지은 좌석 외에 하나씩 배치되어 있는 좌석도 있어서 혼자 오기에 부담이 덜 하다. 실제로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간 에디터가 별나게 보일 만큼 상영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시크하게 홀로 앉아 있었다.

영화 한 편의 값은 6000원. 여타 상영관이라면 프리코 회원이거나 통신사 할인을 받거나 남자친구가 군인이어야 가능한 가격이다. 가뜩이나 이용자도 많지 않은데 이걸로 운영이 될까 걱정이 되는 고객님들을 위해 연간 회원권이 가격 별로 준비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니 참고하기 바란다.

일반 멀티플렉스 상영관과 달리 음식물은 반입금지. 음료는 들고 갈 수 있다. 영화관 안에 작은 카페도 운영 중이다. 일반 카페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커피나 주스 류는 물론이요 심지어는 대추차(?)도 팔고 있다. 자리도 꽤나 많으니 영화를 예매하고 카페에 앉아 차를 홀짝이며 시작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좋은 여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켜보는 도우미가 많아 긴장이 되어서 초점이 나간 사진. 카페가 꽤 넓다.


사실 에디터에게 독립영화 상영관은 이 곳이 처음이었는데, 여러모로 매우 신선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원래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란 11시 20분에 시작이라고 하면 20분부터 30분까지 영화 예고편과 편강 한의원과 배달의 민족과 금호 타이어가 에피타이저로 흘러나오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던가. 이 곳의 영화는 극 초반부 <필름 포럼>이라는 글자가 영화관 자체 홍보를 하는 것만 빼면, 정말 깔끔하게 “영화 시작했다 영화 끝났다!” 라는 감상이 들게 만들었다.

독립영화 상영관이 처음이니 독립영화도 많이 봤을 리가 없다. 취재 차 방문한 날 본 영화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제목의 일본영화였다. 정우성을 닮은 일본인 남자 배우… 아니, 독특한 스토리 라인과 전개 구성, 잔잔한 흐름에 홀려 2시간 동안 정신 없이 영화를 보고 내가 그간 왜 때문에 독립영화를 챙겨보지 않을까 반성하게 된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이토록 가깝고 준수한 환경에서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을 찾았음에 감사하게 된 기회이기도 했다.

(깔끔)

오…오빠


연세대 동문- 이대 후문 길은 꽤나 예쁘고 정돈되어있다. 어느 하루 날을 잡고 하릴없이 그 골목을 산책하다가, 아, 오늘 어쩐지 영화를 보고 싶은 날이다, 그런데 좀 한적한 곳에서 여유롭게 보고 싶은 날이다, 옆 사람의 불빛 번쩍이는 핸드폰을 신경 쓰지 않고, 내 손에 들린 팝콘을 상영 끝날 때까지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하지 않고 보고 싶은 날이다,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럴 땐 이 곳 필름 포럼으로 내려오면 된다. 번잡한 지면 밑으로 내려와 영사기와 나 저스트 투 오브 어스인 작고 어두운 상영관에서, 영화에 잠수하듯, 그렇게.


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성산로 527 B1 120-160

 문의 : 02-363-2537

 홈페이지 : http://www.filmforum.kr/

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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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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