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6. 정다혜, 에디터 혜성
‘청춘’이라는 말이 이리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어느 누군가는 무용하다 치부하는 것들에게서 고유의 가치를 찾고,
그 누구보다 사소한 것들을 있는 힘껏 끌어안을 줄 아는 당신이니 말이에요.
그래서 나는 문득 이 밤이 지독하게 어둡게 느껴질 때면 어김없이 당신의 행적을 쫓아요.
그 어둠을 맑게 비추는 우리의 혜성을요…💫

안녕하세요, 혜성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인 정다혜입니다. 잔치에서는 피플팀 에디터 혜성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혜성’이라는 이름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듣고 싶어요.
제 이름에도 ‘혜’가 들어가잖아요? 제가 경상도 출신이라 어릴 때 어른들이 ‘혜야~’라고 많이들 부르시곤 했어요. 그 애칭을 참 좋아했어서 친한 친구에게 ‘혜’라는 글자를 살린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했죠. 친구도, 저도 정말 오래 고민하다가 MT날 이젠 정말 이름을 정하고 이름표를 만들어야 한다길래 그 친구에게 급하게 전화해서 물었어요. ‘너 내 이름 혹시 정했니?!’하고요. (웃음) 그 친구가 ‘혜’가 들어간 단어를 정말 많이 말해줬었는데 그중에 ‘혜성’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마침 윤하의 혜성이라는 노래도 좋아했어서 그 순간 혜성이 되기로 결심했답니다.
귀여운 일화네요. (웃음) 그 친구에게도 감사해야겠어요. 에디터명을 치열히 고민하던 한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우리가 처음 만난 날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날이 많이 추워졌죠. 혜성님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원래 사람 만나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요근래 감기로 몸져누웠어서 일주일 넘게 사람을 못 만났었어요. 병원-집만 왔다 갔다 했죠. 제 근황은… 네 외로웠어요. 몸이 좀 나아지면서부터는 미뤄왔던 신년 약속들도 하나둘 해치우고, 다시 책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나요?
최근에 <밤의 여행자들>이라는 소설책을 읽고 있어요. 재난 서사의 소설인데 연말에 마음 아픈 일들도 있었다 보니 더 몰입해서 읽게 되더라구요. 평소 디스토피아스러운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닌데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읽는 책들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요.

공감해요. 또 다른 근황으로 곧 일본 도쿄 여행도 갈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맞아요. 사실 내일 새벽에 출국해요. (웃음) 계획을 말씀드리자면 일단 ‘삼시오끼’ 하고 올 계획이에요. 그리고 제가 너무 사랑하고 얘네가 없었으면 작년이 힘들었겠다 싶을 만큼 소중한 고향 친구들과 가거든요. 저랑 다른 친구 한 명은 서울에 있고 나머지 두 명은 부산에 있는데 이 친구들이 우리를 보려고 적어도 분기에 한 번씩은 거금을 들여서 서울에 와줘요.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이니 소홀해질 법도 한데 이렇게 매번 찾아와주고, 매일 같이 단톡방에서 연락하고 하는 게 너무 고맙죠. 혼자 살다 보니 이런 연락과 만남들이 큰 힘이 되기도 하구요.
아, 그래서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표는 삼시오끼 하기, 그리고 싸우지 않기 (^^)
너무 귀엽고 감동적인 관계인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히 멀어지는 관계들에 대해 고민이 많던 차였거든요. 꼭 오순도순 잘 다녀오길 바라요 (웃음) 삼시오끼 할 거라고 했는데 가장 기대되는 음식이 있다면요?
사실 제가 여름에도 도쿄를 다녀왔는데 그때 먹었던 야키니쿠 맛을 잊지 못해요. 맥주가 정말 무한으로 들어가거든요…
혜성의 인터뷰 글에서만 공개하는 그녀의 맛집! 아래 지도를 참고해주시길
호루이치 시부야점 https://maps.app.goo.gl/hFWjRjjYeJReJAAm6
많은 선택지가 있었을 듯한데 그 중 잔치에, 그리고 또 그중에서도 피플팀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평소에 혼자 카페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이것저것 서치해보다가 ‘*잔플’을 먼저 알게 됐어요. 잔플을 보고 연희동에 있는 ‘글월’이라는 익명으로 펜팔을 쓰는 편지가게에 갔었는데 그 기억이 너무 좋았어서 그때부터 잔치라는 곳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잔치 플러스의 줄임말로 신촌 곳곳을 아카이빙 하는 계정이다. (@zanchi_sinchon)

사실 잔치에서의 에디터 활동이 저에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글을 좋아하긴 하지만 공개적으로 써서 누군가에게 보여준 적은 없었거든요. 내 글을 세상에 꺼내놓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기도 했고요.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준 게 잔치예요. 뭔가를 하려고 하면 항상 지레 겁먹거나 망설여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잔치에 지원하던 시기가 마침 ‘그런 태도를 이겨내 보자!’라는 생각을 하던 때라 잔치가 저에겐 일종의 촉진제와도 같아요. 사실 잔플로 잔치를 처음 알게 되었다 보니 플레이스팀이 1지망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워낙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다 보니 피플팀이 여러모로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혜성을 피플팀 에디터로 데려온 사람으로서 참 다행인 이야기네요. 그렇다면 지난 한 학기 피플팀에서의 활동은 어땠나요?
아까도 말했듯 이 활동이 저에겐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피플팀 에디터이기에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아무래도 타인의 이야기를 담아야 하다 보니 이 글을 온전히 내가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에서는 조금 벗어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모순적으로 저는 항상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라 글이 조금 길어요. (웃음) 인터뷰 자체도 길고 인아웃트로도 길고.
지난 한 학기가 너무 재밌었어요. 정말 가까운 지인이 아닌 이상 누군가의 이야기를 그렇게 지긋하게 들을 일이 없잖아요. 그리고 사실 제가 말하는 걸 워낙 좋아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못 듣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피플팀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이야기 듣는 맛을 알게 됐어요.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가 새로운 자극이 되기도 하고요. 에디터들끼리 피드백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는데… 저는 거의 사랑 고백을 써놓긴 하지만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맞아요. 혜성의 피드백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죠.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혜성은 잔치도 사랑하지만 사람 자체도 참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랑도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비법이 있나요?
사실 이런 얘기를 좀 많이 들어요. 나 왜 그러지? 근본적인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냥 이렇게 태어난 것 같아요. (웃음) 근데 사람을 많이 사랑하면 상처를 받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란 말이죠. 그래서 한때 그거에 대해 엄청 고민했던 시기가 있어요. ‘나는 얘한테 이만큼의 애정을 주는데 왜 얘는 나에게 이 정도의 마음을 주지 않을까’, ‘왜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다정해질 수 없는 걸까’. 우연히 메모장을 봤는데 대뜸 ‘사랑하기 너무 어려운 세상이다!!!’라고 써둔 날도 있더라고요? 이렇게 점점 무뎌지는 것 같긴 한데, 그럼에도 사람을 사랑해요.
그쵸. 어렵지만 결국 그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는 것도 또 사랑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피플팀 후배인 혜성은 저에게 유독 사랑스러운 존재인데요. 지난 활동을 돌아보았을 때 인터뷰이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었나요?
인터뷰이 선정… 저에게 가장 힘든 일이에요. 사실 피플팀은 단순히 글을 다듬는 것보다 그 앞단에 인터뷰이를 선정하고 그들과 컨택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거든요. 저는 결국 제 삶과 연관 있는 사람을 인터뷰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진관 사장님을 인터뷰했던 글의 인트로도 실화 기반이거든요. 어머니가 사진 모으는 걸 좋아하셔서 옷장 한켠에 엄마 아빠의 젊은 시절 사진이 모여 있단 말이에요. 어느 날 우연히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는데 저도 생각이 많아지고, 엄마 아빠도 추억에 잠기시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순간을 기록하는 일’에 대한 인터뷰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탄생한 글이 <빛으로 그려낸 얼굴들은>이에요. 다른 글들도 마찬가지예요. 가장 최근에 작업했던 종이잡지 글인 <7인의 아해가 무대로 질주하오!>도 질문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보니 더 경청하게 됐죠. 기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대답하다 보니 나름의 기준이 있었던 것 같네요. (웃음)

모든 팀이 각자의 고충이 있겠지만, 피플팀은 인터뷰이 선정부터 오간 대화를 윤문하고 인아웃트로를 구상하는 것까지 꽤나 긴 호흡으로 글 작업을 진행한다고 생각해요. 한 학기 동안 피플팀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너무너무너무 있었죠. 이 고충을 모르는 사람들은 ‘대충 클로바노트에서 복붙해오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데 전혀요. 반복되는 표현을 빼고, 각 인터뷰이 특유의 말투나 구어체를 조금씩 수정하고, 문법적으로 안 맞는 부분을 다듬다 보면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려요. 그리고 저는 인터뷰 내용도 조금 방대한 편이잖아요. 저 자체도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인데 운이 좋게도 매번 인터뷰이분들이 열정적으로 대답해 주셔서 묵직한 원고를 손에 얻게 돼요. (웃음)
<젊은 시인이여, 사랑의 무모함을 쥐고 행진하라!>라는 글의 인터뷰를 할 때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갔었는데 글 발행하고 나서 당시 인터뷰이였던 정현 님으로부터 온 연락이 큰 힘이 됐었어요. ‘한창 글에 대한 애정이 바닥나던 시기였는데 이 글을 보고 그 애정을 다시 채울 수 있게 됐다. 힘이 되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잔치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글을 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해 주셨거든요. 마침 저도 지쳐있던 시기라 그런 연락을 받으니 너무 반갑더라구요. 그리고 ‘두서없이 말했던 것 같은데 이게 글이 되네요. 제 말이 성형을 했습니다.’ 이렇게 카톡이 왔는데 이게 너무 피플팀은 대변하는 말인 것 같은 거예요. (웃음) 적당히 다듬으면서도 그 사람 특유의 이목구비는 살리는 일. 그게 피플팀의 역할인 것 같아요.
어려운 만큼 얻어가는 게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활동하면서 스스로 변화한 부분도 있다고 느끼나요?
완전! 아무래도 전공이 국어국문학이다 보니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내 글을 남들에게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잔치에 들어오기 전까진 용기가 안 났던 것 같아요. 근데 또 글 쓰는 걸 좋아하니까 모순적으로 내 글을 공개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누군가는 읽어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잔치를 통해 제 글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된 것 같아요. 오랜 시간 공들여 내놓은 글인 만큼 ‘내 소중한 새끼들이다’하는 애정도 생겼죠.

담담한 문체와 정말 인터뷰이의 이야기에 몰입한 듯한 혜성의 글이 기억에 남아요. 정말 신기한 건, 혜성의 글은 다른 글보다 조금 긴 편임에도 참 편하게 읽히더라구요. 평소에도 글을 자주 쓰는 편이었나요?
글을 읽는 편도, 쓰는 편도 맞는 것 같아요. 저에게 있어서 글은 창작의 느낌이라기보단 배출의 수단에 가까웠거든요. 저는 생각이 정말 많은 사람인데 남들에게 짐이 되는 건 싫어서 잘 내색을 안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그런 류의 글을 많이 썼어요. 쓰다보면 생각이 좀 정리가 되거든요. 창작하는 글은 써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제가 또 대문자 N 인간이라(MBTI 얘기가 맞다) 저의 공상을 가지고 소설을 써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마침 잔치의 다른 팀들은 피플팀 보다는 더 창작에 가까운 글을 쓰잖아요. 만약 팀에 구애받지 않고 글을 써볼 수 있다면 어떤 팀에서, 어떤 글을 쓰고 싶나요?
사실 이런 상상 많이 해봤는데 아트팀에서 글을 써보고 싶을 것 같아요.
균형이 좋으시네요…? 지원할 때 1지망은 플레이스, 지금 활동하는 건 피플, 앞으로 활동해보고 싶은 건 아트…
웃긴 게 잔치를 하면서 나를 알아간 거죠. 제가 평소에 인아웃트로를 길게 쓰는 편인데 쓰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많구나’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보니 조금은 늘어지는 글을 쓰는 편인 것 같고, 마침 창작적인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던 참이니 아트팀의 활동도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에디터 특유의 색감이 들어나는 글도 참 매력적인 것 같거든요.

평소 혜성을 보면서 참 어른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제가 잘 보고 있나요?
그런 편인 것 같아요. 일단 삼남매 중 장녀거든요. 어쩔 수 없는 K-장녀의 기질이 있달까…? ‘첫째니까’라는 말도 많이 듣고 살기도 했고, 기대치에 부합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독립적인 성격이 자리잡은 것 같아요. ‘독립적’이라는 게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과는 조금 모순될 수도 있긴 한데, 저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지만 혼자 노는 것도 정말 좋아하거든요. 혼자 책 읽으러 카페에 간다거나, 영화를 보러 간다거나 그런 것들요. 혼자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보니 사람들이 나를 조금 더 어른스러운 사람으로 보지 않나 싶어요.
어리고 싶은 순간은 없나요?
완전 있어요. 타인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고민을 얘기하면 꼭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만 같았거든요. 짐이 될까봐 걱정되기도 하고요. 근데 막상 남이 나한테 고민을 털어놓으면 고맙잖아요? 저도 가끔 그렇게 어리광을 피우고 싶은데 아직은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아마 평생 어렵지 않을까.
공감해요. 가끔은 털어놓지 못하는 게 괜히 미안하기도 하죠.
맞아요. 특히 어렸을 때는 친구들이 이런 거에 종종 속상해 했어요. 아직 스스로에게도 솔직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문득 ‘내가 괜찮나?’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래서 요즘은 친한 친구들에게라도 생각을 꺼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맞아요.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게 참 큰 용기가 필요한 말인 것 같은데 나를 지키려면 그런 용기를 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지난 해를 되돌아 보았을 때 혜성을 가장 단단하게 만들어준 경험은 무엇인가요?
제가 원래는 행복의 역치가 높은 사람이었는데 2024년에는 ‘행복하다’는 말을 정말 많이 했어요. 힘든 일도 많았지만 버팀목이 되어준 기억들이 많았거든요. 그런 기억들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군말 없이 해주는 친구들도 있고… 제가 이대 근처에 사는데 어느날 새벽에 갑자기 건대에 있는 떡볶이가 먹고 싶은 거예요. 친구한테 말했더니 ‘먹고 싶으면 가야지’ 하고 바로 따라 나와줬어요. 그 새벽에 M버스 타고 건대까지 가서 떡볶이 하나 먹고 다시 돌아오고. (웃음)
낭만 미쳤다. 사소한 게 결코 사소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좀 굳이? 싶은 일을 많이 해요. 밤 늦게 알바 끝나고 별안간 한강에 가서 새벽까지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거나, 4-5시간씩 산책을 한다거나. 이런 것들이 저에겐 행복인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2024년에는 그런 걸 기꺼이 함께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요. 그래서 원래는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낯간지럽더라도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려고 했던 해였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이 글을 읽으면 정말 좋아하겠군요.
본인들은 무조건 알 거예요. 얼마 전 크리스마스에도 친구들과 글램핑을 다녀왔는데 제가 대뜸 선물 교환식을 하자고 했거든요. 별로 안 좋아할 줄 알았는데 다들 엄청 열심히 준비해주더라고요. (웃음)

신년인 만큼 앞으로에 대한 이야기도 빼먹을 수 없죠. 혜성의 신년 목표는 무엇인가요?
거창한 신년목표를 세우는 사람은 아니긴 한데 일단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으면 좋겠고, 도전하고 싶을 때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망설이다 놓친 것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내가 나를 응원해줄 수 있는 한해였으면 좋겠어요.
잔꾼으로서의 다짐도 들어보고 싶어요. 다음 학기 써보고 싶은 글이 있나요?
영향을 줄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것 같아요. 잔치 글들을 보면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글들도 많잖아요. 그런 용기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잔치에 인재가 참 많은데… 이 글을 읽는 분들을 꼭 다음 학기 잔치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웃음)

다 들어오십쇼. (피플팀으로~^^) 끝으로, 좋아하는 계절과 그 계절을 나는 방법이 있나요?
늦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딱 선선해지는 그 날씨를 너무 좋아해요. 그 시기가 되면 ‘우리는 이 날씨를 누려야 돼’라는 말을 많이 하거든요. 근데 진짜 누려야 돼요. 너무 짧잖아요. 그래서 사실 그 짧은 시기에 제가 한강을 8번을 갔어요. 그만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요. 근데 제가 한강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경상도 출신이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서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달까요? 그래서 생각이 많아지면 버릇처럼 한강에 가는 것 같아요. 사랑하는 서울을 누리는 것. 그게 제가 사랑하는 계절을 지내는 방법인 것 같아요.

나는 당신의 말에서 이 어둠을 부유하는 것이 그리 두렵지 않은 일이라는 힘을 얻어요.
부지런히 저마다의 궤적을 그리고,
이따금 그 궤적의 빛은 누군가에게 잔잔한 힘이 되기도 하며,
불가항력의 중력에 이끌릴 땐 기꺼이 몸을 맡겨 사랑하기도 하는 일.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니까요.
그래서 남몰래 하늘을 올려다보고 외쳐봐요.
오늘도 마음껏 당신의 밤을 밝히는 혜성이길.
원하는 곳 어디든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혜성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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