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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5 · 03 · 19

458. 삶의 예술

Editor 왕 잔치

 졸업 후에는 무엇을 할 계획인가요?

 

김채윤(홍익대학교 회화과 24학번):
졸업 후에는 일단 대학원에 갈 거예요. 대학원은 꼭 가야 한다고 들었거든요. 가서 여태까지 해온 작품들을 바탕으로 해서 전시를 많이 열어보고 싶어요. 교사를 같이할 수도 있고 교수가 될 수도 있고, 진짜 사실 이건 모르겠어요. 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작가 활동을 해야겠다는 건 확실한데 나머지는 결정을 못 하겠어요.
우리나라에서 작가를 하려면 대학원은 필수 코스인 거 같더라고요. 동 대학원을 나오고 외국으로 석사를 한 번 더 가는 분들이 가장 많은 것 같아요. 어쨌든 외국에 나가면 한국에서는 하지 못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외국 유학은 꼭 가보고 싶어요.
전업 작가가 되면 제일 좋긴 한데요. 그렇게 되려면 유학도 가야 되고, 인맥도 좋아야 하고, 내 그림을 잘 알려야 하는데, 이거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느껴져요. 게다가 작업만 하기에는 나의 생활이 너무 단조로워져서 영감받을 만한 대상이 없을 것 같아요. 다른 일이랑 같이하지 않을까요? 큐레이터든 인턴이든 작은 거라도 다른 걸 할 거 같아요.

   그럼 복수전공을 하실 건가요?

아니요.
복수전공을 하게 되면 학교생활이 두 배로 힘들어질 텐데, 그걸 감당할 만큼 관심 있는 과가 없어요. 부전공으로는 판화과랑 시각디자인과에 관심이 있긴 한데요. 시디과는 수업이 좋다고 들었어요. 근데 디지털을 배우려고 하는 거면 학원에서도 배울 수 있잖아요? 일단 수업을 들어본 친구들의 후기를 좀 더 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 판화과 같은 경우에는 1학년 수업은 전공생이 아니더라도 들을 수 있거든요. 2학기에 이 수업을 한 번 들어보고 결정하려고요.

   전업 작가가 되셨을 작품이 돈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아니요. 돈이 안 되더라도 하고싶은 예술을 하는 게 맞다고 봐요.
진짜 힘들긴 할 텐데, 그게 저에게는 이상향이에요. 현실적인 생각 안 하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어요. 그냥 돈 이런 거 생각 없이 설치 작업이나 영상 작업 같은 것들을요.

   평생을 궁핍하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면 어떠세요?

평생은 좀……

   평생 그렇게 살면 성공은 보장이 된다면요? 죽기 한 10년 전, 100살에 죽는데 10년 전부터는 작가로서 인정을 받는다면 어떨 것 같아요?

아니 그럼 90살에 인정받는 거면 진짜 별론데요?

   근데 인정은 받잖아요 결국에. 못 받고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아요.

그렇긴 한데 저는 30대 40대 때 인정을 받고 싶어요.
근데 90은 좀…..

   제가 너무 극단적인 예를 들었네요.

 

 

 

문서린 (추계예술대학교 미술 창작학부 25학번):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한 순간부터 작업만 해야 할텐데 저는 그것보다는 취업을 하고 싶어요. 컴퓨터로 디지털 프로그래밍 같은 거나 3D 디자인, 컴퓨터로 할 수 있는 포토샵 편집 쪽으로 제 능력을 개발해 보려고요. 왜냐하면 제가 게임이나 이런 애니메이션 쪽을 좋아하거든요. 영상 편집자 아니면 그래픽 디자이너를 목표로 삼았으니 회사 같은 데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되겠죠?

 

 

 

박지영 (이화여자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24학번):
졸업하고는…… 그럼 졸업하고 어… 너무 까마득한데요…….

   그래도 패션 관련 직종에 관심이 있어서 전공을 선택하신 거 아닌가요?

옷을 좋아하지 않아서 오히려 패션디자인학과는 도대체 무엇을 배우는지 궁금했어요.
아직은 졸업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일단 패션 전공을 살린다고 생각했을 때, 기성복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무대 의상같이 창의성이 있어야 하는 패션업계로 가고 싶어요.

   복수전공 생각은 없으신가요?

네. 복수전공하게 되면 수강신청부터 힘들 것 같아요.

 

 

정유정 (이화여자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22학번):

뭔가 ‘빨리 취직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지난 학기에 휴학하면서 학교 선배가 하는 ‘몰망트’라는 패션브랜드 업무를 도와주고 브랜딩을 맡아서 해보았어요. 실제로 업무를 해보니 대학교는 내가 진짜 얻고 싶은 능력을 바로바로 얻을 수 있는 곳보다는 학문적인 기초를 다지는 곳 같다고 생각했어요. 사회에 나가서 일하면서 필요한 능력들이 정말 많고 다양한데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으면 그 능력을 키울 수 없더라고요.
휴학하고 오히려 부족함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졸업하고 빨리 취직해야겠다는 것보다 제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 더 공부할 거 같아요.
구체적으로는 해외에서 패션 브랜딩 일을 하면서 대학원을 다니고 싶어요. 해외에 나가면 나와는 아예 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면서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아요.

 

  해외라면 어디에 가고 싶으신 건가요?

일본으로 가보고 싶어요. 일본 여행에서 본 일본인 친구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자기 꿈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것 같았어요. 저는 한국에서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정해져 있는 거 같아서 답답했어요. 그런데 개성 넘치는 일본인 친구들을 보니 일본에 가면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일본에서의 생활이 기대됐어요.

 

 

 

 

윤동규(홍익대학교 회화과 25학번):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 제 모든 관심은 그냥 노는 데에만 있어요
그러니까, 4년 동안 잔소리를 덜 듣고 놀려고 미대에 한 번 와 본 거죠. 졸업하고 뭐 할지는 지금 당장 졸업하시는 분들도 모를 테니까요. 미술은 그냥 수학하기 싫어서 시작했어요. 형이랑 부모님 두 분 다 미술을 하셔서 미술이 낯설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미술고등학교를 가게 되었는데, 공부로 되돌아가기에는 늦었다고 느껴져서 미술을 그만둘 수 없었죠. 근데 또 미대입시를 준비하다 보니까 미술이 저에게 잘 맞는 것 같더라고요. 남들이랑 다르게 하는 걸 잘하는 것 같아요. 그런 자신감이 있어요. 작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모르지만, 그냥 ‘작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놀고 있어요.

  그러면 어떤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도 아직 없는 거죠?

네, 지금은 그냥 대학에서 하는 것들을 충실하게 배워야죠.

 

 

 

배승연 (홍익대학교 회화과 25학번):
저는 앞으로 예술을 하면서 살아갈 때 이상과 현실이 다를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최근에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찾아봤어요. 일단 다들 다른 직업을 갖고 비는 시간에 창작활동을 하더라고요.
지금 기억나는 분이 아마 타이완의 작가였던 것 같은데, 그분은 기자를 또다른 직업으로 삼았더라고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는 글 쓰는 시간으로 정해두고 이 시간에 쓴 글로 돈을 벌어요.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하는 거죠. 이런 식으로 해서 사회생활과 작가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거죠. 저는 작가 생활을 이런 식으로 하고 싶어요.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은 돈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하지만 돈이 되지 않는 예술도 계속 창작하려면 돈이 필요해요. 다른 활동을 통해서 현실적인 문제에 타협하는 거죠. 또 작가생활만 하면, 예술에만 매몰될 수 있는데, 저는 이걸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거기서 얻는 영감이 있을 것이고, 이걸 창작의 자원으로 사용한다면 예술에만 매몰되는 문제를 피할 수 있는 거죠.
아니면 제 체질이나 성향 생각한다면 조금 일할 수 있는 미술관 관장이 되고 싶어요. 제가 조금 게으른 성향인데 왠지 저한테 잘 맞을 거 같더라고요… 저 그런 것도 해보고 싶어요. 뮤직비디오 찍을 때 시각적으로 연출하고 기획하는 일이요.

   하고 싶은 게 많으신 거 같아요.

왕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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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잔치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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