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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5 · 05 · 20

242. 처음 추락하는 날개는 들큼, 시큼

Editor 세계

ㅜ.

순진한 LED 간판, 마침내 공허.

 

경기도 최대 학원가라 불리는 P 학원가에 첫 발걸음을 뗀 건 그 이후다. 그때부터 알음알음 주변 친구들은 이미 학원가의 유명세를 떨치는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에 다닌다고 들었다. 그때 어떤 이상한 질투가 났는지, 엄청나게 대단해 보이는 학원에 다니면 나도 대단해질 거라는 기묘한 발상이 들었다. 동네 교습소는 이제 따분하고 별거 아닌 거 같았다. 여기 있으면 나도 여기에 맞춰 쪼그라들 거고, 학원가에 다니는 친구들은 점점 덩치를 불리며 나는 곧 깔려 죽을걸! 그렇게 부모님을 졸랐다. 언니도 이미 학원가에 발을 들인 터라 나름 쉽게 학원가의 대형 학원으로 셔틀버스라는 걸 처음 타며 실려 갔다.

그렇게 처음 P 학원가에 발을 들인 날, 그렇게 무수하게 학원들이 제각기 이름을 가지며 LED 간판들을 반짝인 날. 그 거대한 간판들을 올려다보는 147cm의 아이는 나는 꼭 공부를 열심히 할 거라고 그리고 좋은 대학에 가겠노라고 결의 같은 것을 다졌다. ‘이곳의 학원들은 나의 든든한 조력자 어쩌면 구원자이기도 할 거야’라는 천진난만한 생각을 하면서, 나중에 그 간판들은 예기가 되어 마음을 콕콕 찌르기도 한다는 걸 모른 채로. 그때는 너무 순진했네. 되돌아보면 그 순간의 어깃장은 약간 헛웃음이 날 정도로 순수하고도 야심 찬 백일몽 같다. 그래도 그 갈라진 두 길거리 사이의 묵직한 불빛과 셔틀 떼에 내가 압도되어 벌컥 벅차올랐던 동경의 순간만큼은 강렬하다.

4/7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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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납작한 세계의 안쪽을 땀 흘리며 껴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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