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 핸드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폴이 주운 핸드폰>

7일간 하루 평균 걸음 수가 1만 걸음을 넘는다고? 어른 걸음으로 2km가 약 3천 걸음이니까 데이터에 따르면 하루에 6~7km를 걷고 있다는 건데, 만약 휴대폰의 주인이 대학생이라면 학교의 면적이 넓거나, 수업을 듣는 강의실 간의 거리가 멀거나(지나치게), 아니면 취미가 산책인가 싶다. 아무리 그래도 꾸준하게 매일 이렇게 많이 걷는다니. 더군다나 요즘에는 비도 꽤 내렸는데. 혹시 꼭! 하루에 1만 보 이상은 걸어야 하는 사람이지는 않을까. 아니면 아르바이트를 걸어서 가는 사람일까?

알람은 12:50부터 촘촘하게 20:00까지 맞춰져 있다. 대체 03:00 알람은 뭐지…무섭다. 야작이라도 하는 걸까… 통상적으로 06:00 언저리에 기상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먼 거리에서 통학을 하는 사람인가 보다. 아니면 얼리버드형 인간이거나, 아침형 인간이거나. 일단 나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든다.

바탕화면 앱에서는 ‘바운스볼’이 눈에 띈다. 참 오랜만에 보는 게임인데, 시간 때우기엔 저만한 게임이 없다. 나머지 앱들은 대체로 나와 비슷한 경향이 있어서 이 정보를 가지고는 특별한 유추가 어려울 것 같은데… 하나 특이한 점이라면 ‘키즈노트’다. 저 앱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다니는 자녀용 알림장 앱 아닌가? 혼란스럽다… 이건 뭐지… 대체 어디에, 그리고 어떤 용도로 쓰는 걸까?

캘린더는 아이폰 기본 앱을 사용하는 것 같다. 대체로 여러 기능을 활용하기보단 기본에 충실하게 사용하는 스타일인 것 같은데, PPT, 조별활동, 중간발표 등의 단어가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뭔가 발표와 관련된 수업, 조별 과제를 많이 하는 사람 같다. 그리고 ‘분당가기’? 분당과 연관이 있는 사람인 건가.

음악 앱은 스포티파이다. 라이브러리에 뜨는 아티스트 목록을 보자면 취향이 극히 메이저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Red Hot Chili Peppers’라니…사실 이 중에서 아는 이름을 찾기가 더 어렵지만, 그나마 아는 이름이라고 나온 게 저 밴드라니. 생각보다 딥한 취향의 소유자일지도 모르겠다.

유튜브 구독 창을 보니까 더 혼란스럽다. 패션, 철학, 노래, 영화…취향이 상당히 다방면에 걸쳐 있는 사람 같다. 유튜브는 사실 관심 있는 채널의 ‘구독’ 버튼만 누르면 되는 플랫폼이다 보니 유튜브만으로 취향과 개성을 완벽히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어쩌면 다재다능한 사람일지도.

에브리타임에서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편인 것 같다. 패션, 패션, 패션, 패션, 미술. 그리고 특이한 점이라면, 채플이 왜 이렇게 많지. 혹시 신학과…? 아무리 신학과라고 해도 채플만 주야장천 들을 리는 없으니까, 아무래도 패션 디자인 전공생이라는 합리적 추측이 가능해 보인다.

마지막은 메모장이다. 여기도 패션, 아트, 로고, 브랜드와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평소의 관심사가 패션 계통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문이 곧 닫힐 것 같을 때 뛰어 들어가는 용기라니! 이건 나에게도 꼭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 하는 다짐이나 생각들을 떠오를 때마다 메모장에 기록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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