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 변하는 신촌이 서글픈 당신에게
50대 중반 B 씨는 이대 근처에 살면서 가끔 신촌역에 들른다. 90년대에 고려대를 졸업한 그에게 당시 신촌은 단순히 ‘연대 앞’ 정도가 아니었다. “그땐 ‘어디서 모일까’라고 물었을 때 선택지가 많이 없었어요. 고대생들이야 안암골에서 많이 놀았지만, 대학생들에겐 사실 거의가 신촌이었죠.”
“연대생이 부러울 때도 있었어요.”
1996년 일평균 이용객 14만 명이라는 아득한 숫자가 보여주듯, 그 시절 신촌은 이른바 만남의 광장이었다. “왁자지껄한 낭만의 도시가 학교 앞에 펼쳐져 있다는 사실에 질투가 날 때도 있었어요.”
2026년 신촌의 공실률은 15%에 달한다. 성수나 이태원 같은 신흥 강자에 밀려 신촌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줄었다는 지적에도 그는 담담하다. “쇠퇴한 건 맞죠. 요즘 친구들이 열광하는 그런 힙한 맛은 없잖아요.” 하지만 그는 현재의 세대를 연민하지 않는다. “우리가 30년 전에 놀던 방식을 요즘 애들이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면 그게 더 문제 아닌가요? 시대가 광속으로 변하는데 신촌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그에게 그리움은 각별한 감정이다. “오랜만에 동창 만나면 무슨 얘길 하겠어요? 주식이나 자식 교육 얘기는 당연히 하는 거지만, 결국 메인은 ‘그때 그 술집에서 누가 인사불성이 돼서 파출소까지 갔더랬지’ 하는 것들이에요. (웃음)” 만날 때마다 반복되는 똑같은 에피소드지만, 그는 그런 유쾌한 복기가 삶을 지탱하는 커다란 자산이 된다고 말한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과거를 그리워해야죠. 그 즐거운 기억을 왜 포기합니까?”



신촌 새내기구나..
좋아서 뒷목 잡고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