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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3 · 08 · 02

396. 이은서, 에디터 우주먼지

Editor 연두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강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인, 잔치에서는 에디터 우주먼지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서라고 합니다.

 

에디터명이 정말 귀여워요. 우주먼지로 짓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조금 긴 사정이 있는데요. (웃음) 제가 한 때 기리보이 노래에 빠져있는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때 기리보이가 우주 비행이라는 크루를 만들어서, 노래를 모아 앨범을 몇 개 냈는데요. 제가 그 노래들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가사도 좋고. 가사에 우주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와요. 거기에 많이 심취 했었죠. 가사에서도 일맥 상통한 내용인데, 우주처럼 커다란 이 세상에서 나는 정말 먼지처럼 작은 사람이니까, 남들 눈치 그만 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고민 없이 하자. 이런 마음으로 에디터 명을 우주먼지로 짓게 됐어요. 제 에어드랍 별명도 우주먼지이고, 교환학생 갔을 때 친구들이 에어드랍 보고 우주먼지라고도 불러주더라고요.

 

너무 귀여운 이야기에요. 벌써 여름 방학도 많이 지나갔는데요, 요즘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남은 여름 계획도 있나요?

저는 일단 이번 주 토요일날 기숙사 퇴사를 하고 집에 가서 잠깐 쉬려고 해요. 이번 학기에는 집에도 잘 못가고 이런저런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까 좀 많이 지쳐서 집에 가려고 합니다. 또… 취업을 위해서 꾸준히 공부 중입니다. 글쓰기 연마도 하고 있어요. 또 한국어 능력 시험을 준비 중이지만 스스로가 자꾸 외국인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세종대왕님께 죄송해요. 국문학 전공인데… 

 

 

글쓰기 연마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궁금해요.

제 진로랑도 연관된 이야기인데, 저는 글 쓰는 직업을 가지고 싶어서 논술과 작문을 한 주에 하나씩 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해보고 있어요.

 

어쩐지 글을 너무 잘 쓰시더라고요. 우주먼지님이 쓰신 글이 정말 좋았다고 얘기해 주신 분들이 계세요. 글들에 관한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뭔가 이번 두 글을 쓸 때 항상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어떻게 신촌과 연관지을 수 있을지를 제일 먼저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경의선 책거리나 좋아하는 독서, 책과 연관지어 보려고 했어요. 첫글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보다는, 경의선 책거리라는 공간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곳을 자세히 쓰고 남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어요.

두번째 글은, 책이라는 소재를 책을 좋아하는 제 친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그 친구를 되게 좋아해요, 그 친구랑 이야기 하는 것도. 그래서 그 둘을 엮어서 글을 써 보았습니다. 또 첫글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때부터는 글을 관통하는 맥락을 확고하고자 노력한 시작한 시기인 것 같아요. 친구와의 이야기가 소재이기는 하지만, 책, 친구, 주제를 통합하려고 노력했어요. 호평을 많이 받아서 너무 감사하고, 무엇보다도 솔직하게 인터뷰에 임해줬던 친구에게 감사한 글입니다.

 

그렇다면 우주먼지 에디터님이 생각하시는, 서울은 누구의 고향도 될 수 없다 글을 관통하는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서울이 처음 상경할 때에는 되게 도시에서의 화려한 삶을 꿈꾸게 되잖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서울은 그렇지 않다. 그 사실에 많은 사람이 공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들이 있어야 할까를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사람들간의 이야기, 그리고 빌딩만 세우게 되는 도시 공간에 대해서 비판도 하려고 의도했었습니다.

 

우주먼지 에디터가 쓴 이상한 신촌의 앨리스

 

다들 그 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셔서, 충분히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쓰인 우주먼지 님의 글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단 인터뷰 글에만 한정을 하면, 인터뷰를 할 때 인터뷰이의 캐릭터와 정체성을 잘 파악하고, 그를 제 글의 맥락과 잘 연결시키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하면서 그 사람의 답변을 잘 따라가다 보면 인터뷰이의 캐릭터가 잘 정리가 되거든요. 그걸 더 잘 알기 위해 질문지를 꾸려요. 또 인터뷰 전에 생각해둔 의도가 있지만, 어쩌다 잘 그 맥락을 따라가지 못하면 맥락을 수정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그 사람의 캐릭터를 부각시키려는 인, 아웃트로를 쓰려고도 노력합니다. 첫 글의 앨리스도 어떤 환상성을 부각하려는 의도였어요. 두번째 글은 실제 현실과 이야기 속 서울을 연결, 결합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멋진 글에는 이유가 있었네요. 그러고 보니 원래 기획했던  인터뷰이 섭외가 어려워졌다고 하신 점이 기억에 남는데요. 다음 학기에도 이처럼 시도해 보고 싶은 글이 있으신가요?

제가 좀 큰 테마를 정해놨거든요. 신촌은 인구의 유출입이 큰 공간이잖아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오가는 곳인데, 그곳에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해요. 변하지 않는 것들에는 정말 신촌의 상징, 독수리다방을 인터뷰해서 오랜 시간을 이겨내는 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고요. 변하는 것들로는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해보고 싶어요. 교환학생을 다녀오며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에 보면 신촌에도 외국인 유학생이 정말 많아진 느낌이에요. 그 사람들의 시각으로 신촌이나 한국에 대한 어떤 생각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그 문화에 대한 인상을 인터뷰 해보고 싶은데, 이걸 영어로 인터뷰를 해야 하니까 엄청난 도전이에요. 

 

정말 성공만 한다면 잔치에 있어서 정말 혁명적인 글이 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번 학기에 가장 재밌게 읽은 잔치 글도 있으신가요?

저는 개미 언니의 해오름 도서관 글이요. 그 글은, 신촌은 물론 유흥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사람사는 공간이다, 라고 하셨잖아요. 그 점이 정말 신선하고 좋았어요. 다른 측면의 신촌을 보여준 것 같아서 그 글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와, 개미 님도 잔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글로 우주먼지 님의 서울은 누구의 고향도 될 수 없다를 뽑으셨어요.

인터뷰 봤어요! (웃음) 너무 감사합니다. 

 

잔치, 그 중에서도 피플팀에 지원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용기를 내서, 다른 사람들을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을 하게 됐어요. 제가 아닌 타인에 대해서 알아가고 싶던 마음이 컸습니다. 저 혼자 글을 쓰는 활동은 많이 하지만, 제가 진짜 변화하고 성장하려면 사실 남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감정과 생각을 들여다 보아야 된다는 걸 느끼거든요. 그래서 그냥 부딪혀보려는 마음에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피플팀은 아무래도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팀이다보니 여러 변수가 등장하기 마련인데요, 피플팀 활동을 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인터뷰이 섭외가 가장 힘들죠. (웃음) 솔직히 메일 보내도 안 보시는 분들, 보고도 답장 안 주시는 분들, 디엠으로 찾아갔더니 메일로 오라고 해 놓고 거절하시는 분들, 답장 늦게 주시는 분들… 힘들었어요. 

 

그래도 그런 점들을 이겨내서 멋진 글을 많이 써 주셨잖아요. 이렇게 잔치 활동을 하며 내가 변화한 점이 있다면?

저는 이번 학기에 잔치를 포함해서 글을 되게 많이 썼어요. 그러면서 글을 쓸 때 자료 조사를 많이 하게 된 점이 달라진 것 같아요. 사실 예전의 저는 많이 알아야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고, 그냥 원하는대로 쓰기만 했는데, 이제는 많은 책을 훑어보고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후에 모은 자료로 글을 쓰니까 글이 비어보이지 않고 깊이있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느낀 점인데, 사람들이 내가 쓴 글을 의도와는 다른 맥락으로 읽을 수 있구나, 한 점을 깨달았어요. 제가 의도치 않은 걸 사람들이 발견해 줄 수도 있고, 제가 의도한 것을 못 읽어낼 수도 있더라고요. 전자는 더 좋게 감사한 일인데, 후자는 제 능력 부족이니… 전공 시간에 글을 작품이라고 부르지 않고 텍스트라고 부른 까닭을 알 것 같더라고요. 글과 독자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잔치를 통해 많이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이렇게 글쓰기를 정말 좋아하시는 우주먼지 님만의 글 쓰는 루틴이나 비법이 있나요?

저는 뭔가 항상 제 일상을 지배하는 문장들을 마음 속에 넣어 둬요. 책 한 권 한 권을 읽을 때마다 바뀌는 편인데…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알고 있던 게 바뀌고, 새롭게 다가오면서 책을 끝마칠 때마다 집중하는 주제가 달라져요. 인상적이었던 구절이나 메세지를 항상 생각하면서 다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 영감을 주는 문장들을 구체화할 수 있는 소재들을 찾아 그 방향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뒤, 전체 맥락이 잘 드러나도록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마음가짐인데, 저는 항상 글을 쓸 때 마다 그저그런 글을 쓰면 안 된다는 다짐을 해요. 이도저도 아닌 글이 아니라, 하나라도 각이 서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글은 저를 드러내는 창이기도 하잖아요.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 이 사람의 성격이나 삶에 대한 태도가 어렴풋이 드러나기도 하니까, 그런 것들이 저도 남에게도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글 하나하나를 쓸 때 마다 저를 건다는 생각이에요. 너무 거창한가요? (웃음.) 글을 쓸 때마다 애정을 많이 섞기는 해요. 왜냐하면 글이 정말 제 아이 같거든요. 글을 쓰고 난 후에는 남들에게 보이지 않더라도 혹독하게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편입니다.

 

우주먼지 에디터가 한동안 푹 빠졌던 카프카.

 

우주먼지 님이 요즘 즐겨 읽는 책도 소개해 주세요. 아니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도!

저 이 질문이 너무 좋아서 정말 할 말이 많아요. 최근의 저는 조지 오웰의 에세이랑 르포집을 연달아 읽었거든요. 르포집으로는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카탈루냐 찬가’를 읽었고, 에세이집으로는 ‘나는 왜 쓰는가’를 읽었어요. 정말 조지 오웰의 통찰력이 정말 남다르시기는 했는데, 연달아 읽으니까 좀 물리더라고요. 아무래도 정치적인 이야기를 많이 쓰셨으니… 그래서 아직 읽고 싶은 조지 오웰의 작품이 남아 있지만, 좀 쉬는 의미로 한국 현대 소설을 읽고 있어요. 이승우의 지상의 노래를 읽고 있습니다.

아, 그래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요. 최근 도서전에서도 보고, 꽤 화제작이었던 천명관의 ‘고래’를 추천하고 싶어요. 읽으셨나요? 이 두꺼운 책이 녹아 없어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 후루룩 읽을 수 있고, 이야기꾼이 앞에서 썰을 푸는 느낌으로 진행이 되거든요. 뭐랄까,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소설의 특징이 있잖아요. 소설은 이래야 한다, 라는. 그런데 그 틀을 깬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묘사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정말 선명하게 그려지는데, 진행이 가벼워서 충분히 재미도 있어요. 마지막에는 인생에 대한 통찰과 감동이 묵직하게 저를 때리는 느낌에, 너무 재밌었습니다.

최근 좋아했던 작가로는 또 프란츠 카프카가 있는데요. 사실 교환학생을 프라하로 간 이유에도 카프카를 만나고 싶다는 이유가 있기도 하거든요. 카프카 생가는 못 갔는데, 카프카 박물관에는 갈 수 있었습니다. 이 분은 뭔가 환상적으로 불합리를 이야기하는 분이시잖아요. 그 방식이 어렵기도 하지만 엄청난 매력이 있다고도 생각해요.

저는 글 하나, 책 한 권을 읽을 때마다 엄청 충격을 받는 편이어서, 좋아하는 책을 부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읽을 책이 더 늘어났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2학기 목표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저는 다음 학기가 막학기거든요. 그런데 업보가 많아서 그런지 18학점을 꽉 채워서 듣게 되었어요… 18학점에 잔치 활동, 스터디, 모두 할 수 있겠죠? 할 수 있다고 말해 주세요… 이를 잘 해내는 게 다음 학기 목표입니다.

 

당연히 하실 수 있죠! 이제 마지막으로 이번 학기 고정 질문입니다! 우주먼지님의 아이디어로 나온 질문이기도 해죠. 잔치의 아이덴티티 컬러는 주황색이잖아요. 그렇다면 우주먼지님의 정체성을 하나의 색깔로 표현한다면? 

저는 파랑이요. 제가 파랑을 정말 좋아해요. 가방도 파랑이고 이불도 파랑이고 형광펜도 파랑색 써요. 이렇게 시원한 색깔이 너무 좋아요. 그래도 좀 그럴듯한 맥락을 붙여보자면, 원래 파랑색이 중세 미술가에게 되게 귀한 색이었대요. 염료가 희귀해서. 그렇게 창작의 영감을 주는 색이라고 하는데, 저 또한 끊이지 않는 창작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파랑색을 고르도록 하겠습니다.

 

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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