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ZANCHI! · 신촌을 사랑하고, 추억하고,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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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2024 · 12 · 04

첫 눈에 묻은 타임캡슐: 잔치 아세요?

Editor 왕 잔치

 

그리고 다시, 

2034년 12월 XX일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 잔치라니? 신촌 한복판에서 잔치를 벌인다니… 난 그저 책을 읽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이상하다. 근데 왜 자꾸 귀에 맴돌고 입에 착착 붙는 것 같지? 

함께 벌입시다, 잔치! 아이쿠, 나도 모르게 적어버렸다. 

아무튼, 2024년에서 온 편지라니, 좀 신기하긴 하다. 그러니까 이곳 신촌에서, 10년 전 어떤 사람들은 앳된 얼굴을 한 채 잔치…? 라는 걸 외쳤다는 거잖아. 그러니까 이건 타임캡슐 같은 건가보다. 10년 전의 신촌의 사람들에게서 온 편지 같은 거. 잔치, 잔치 잔치… 입에 착 감기긴 하는 것 같다. 나중에 소영이를 만나면 잔치를 아냐고 물어봐야겠다. 

근데 진짜 이상한 점은 그 타임캡슐인지 영국에서 온 편지인지 전단지 홍보글인지 같은 글을 읽자마자, 내가 오늘 도서관에서 찾으려고 했던 책이 뭐였는지 까먹어버렸다는 거다. 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도서관을 나와버렸다. 그러니까 진짜, 내가 찾고 있던 게 뭐였지? 그 누구도 안 펼쳐볼 것 같은 두꺼운 전공 서적이었나? 이 이상한 잔치라는 사람들을 크게 외치는 것 같은 책? 아니지, 조선시대 하루하루를 공부할 수 있는 책이었나..? 도깨비 같은 거였던 것 같기도 한데. 새내기 때 들은 전공수업에서 내준 과제 때문에 읽었는데… 정말 징글징글했던 그 책? 그것도 진짜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아냐, 아니다. 내가 찾고 있던 건 이런 게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 그러니까 내가 찾고 있던 건 잃어버린 시간이다. 2034년? 지금은 나의 지금이 아닌 것 같아. 돌아가야만 할 것 같은 느낌. 지금 당장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래, 타임캡슐 속 그 사람들이 살고 있는 2024년의 신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 내가 2024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뭘 할까? 

…나도 함께 슬쩍 벌여보고 싶은데? 그 잔치를 말이다. 

한번 찾아봐야겠다.

2024년의 그 열렬했던 잔치를. 

2024년의 잔치 

영원 

라미

혜성

지평

하릴

3/3
왕 잔치
AUTHOR PROFILE
왕 잔치

잔치의 시선으로 신촌의 장면과 사람, 장소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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