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묻은 타임캡슐: 잔치 아세요?
그리고 다시,
2034년 12월 XX일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 잔치라니? 신촌 한복판에서 잔치를 벌인다니… 난 그저 책을 읽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이상하다. 근데 왜 자꾸 귀에 맴돌고 입에 착착 붙는 것 같지?
함께 벌입시다, 잔치! 아이쿠, 나도 모르게 적어버렸다.
아무튼, 2024년에서 온 편지라니, 좀 신기하긴 하다. 그러니까 이곳 신촌에서, 10년 전 어떤 사람들은 앳된 얼굴을 한 채 잔치…? 라는 걸 외쳤다는 거잖아. 그러니까 이건 타임캡슐 같은 건가보다. 10년 전의 신촌의 사람들에게서 온 편지 같은 거. 잔치, 잔치 잔치… 입에 착 감기긴 하는 것 같다. 나중에 소영이를 만나면 잔치를 아냐고 물어봐야겠다.
근데 진짜 이상한 점은 그 타임캡슐인지 영국에서 온 편지인지 전단지 홍보글인지 같은 글을 읽자마자, 내가 오늘 도서관에서 찾으려고 했던 책이 뭐였는지 까먹어버렸다는 거다. 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도서관을 나와버렸다. 그러니까 진짜, 내가 찾고 있던 게 뭐였지? 그 누구도 안 펼쳐볼 것 같은 두꺼운 전공 서적이었나? 이 이상한 잔치라는 사람들을 크게 외치는 것 같은 책? 아니지, 조선시대 하루하루를 공부할 수 있는 책이었나..? 도깨비 같은 거였던 것 같기도 한데. 새내기 때 들은 전공수업에서 내준 과제 때문에 읽었는데… 정말 징글징글했던 그 책? 그것도 진짜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아냐, 아니다. 내가 찾고 있던 건 이런 게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 그러니까 내가 찾고 있던 건 잃어버린 시간이다. 2034년? 지금은 나의 지금이 아닌 것 같아. 돌아가야만 할 것 같은 느낌. 지금 당장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래, 타임캡슐 속 그 사람들이 살고 있는 2024년의 신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 내가 2024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뭘 할까?
…나도 함께 슬쩍 벌여보고 싶은데? 그 잔치를 말이다.
한번 찾아봐야겠다.
2024년의 그 열렬했던 잔치를.
–
2024년의 잔치
영원
라미
혜성
현
지평
하릴
![[잔치 뮤직 FM] DJ 로스의 음악 읽기. 2회](https://images.weserv.nl/?url=64.media.tumblr.com%2Fa3f465bcb7557988341ce26ea3ec4966%2Fc9deb0ea2fc8c9e0-d5%2Fs1280x1920%2Fbc019595042a7505754423bbf0f613d57d5dd4c1.jpg&output=webp&q=80&w=800&we=&l=6)
[…] 제작한 프로젝트글 <첫 눈에 묻은 타임캡슐: 잔치 아세요?> 카드뉴스를 제작할 때, 여러 디자인 요소들을 신경 썼던 기억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