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 ‘제 1회 왕잔치배 최고의 동네를 찾아라! 맞짱토론회’

왕잔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1회 잔치배 최고의 동네를 찾아라!! 맞짱토론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진행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각 동네 대표자가 자신의 동네를 열심히 영업합니다. 그다음 나머지 동네 대표가 발표한 후보자에게 각각 개별 반론하는 시간이 있겠습니다.
(타이머의 시간이 흘러가기 시작한다)

© 노고산 성지 사진, 대학알리 제공
© 밤섬 사진,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제공
대흥: 그럼 제가 먼저 얘기를 꺼내보겠습니다. 우선 대흥역에 살면 좋은 5가지 근거를 들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어흥~! 이름부터 기개가 넘친다는 겁니다. 호랑이 기운을 받으면서 대박 흥이 나는 곳이 바로 ‘大흥’이다 이 말입니다.
자 우선, 연희동은요…. 뭐랄까 이름부터 유음이 들어가서 참 부드러워 보입니다. 이대도 마찬가지죠. 신촌은 ‘ㅣ’자가 들어가서 호리호리해 보여요. 그런데 있잖아요? 대흥역에 살면 먼저 호랑이 기운을 머금고 가슴 펴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너 어디 살아? 라고 친구가 물으면, 아 나 대흥 ㅎ. 얼마나 기가 살고 용맹한 기개가 돋보이는 이름입니까? 大흥 넘치는 여기가 바로 대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 , 100세 시대, 건강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 ? 바로 경의선숲길 ☺! 대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경의선숲길은 이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산책로이니, 언급 안 해도 다들 아실 것 같습니다. 대흥은 경의선 숲길과 가장 맞닿아 있는 지점입니다. 아니, 아무리 맛집, 카페, 술집 이런 게 많으면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일단 그걸 다 먹어도 건강하게 산책 할 수 있어야죠. 대흥역에 살면 자연스럽게 경숲길을 걷게 되니, 신체적 측면에서 아주 든든하단 말입니다. 헬스장 1:1 pt보다 저는 대흥역 경숲길에서 퍼스널 산책 트레이닝을 택하겠습니다.
세 번째 근거는 대흥에서, 노고산성지와 함께 HOLY 한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대흥역은, 서강대 안에 있는 노고산성지를 둘러싼 지역입니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의 한 코스인 노고산성지를 감싼다는 의미는 뭐냐? 그만큼 대흥역을 신성한 기운이 축복해 주신다는 거거든요. 경건한 마음을 담아 기리는 이곳에서, 영적인 차분함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경숲길에서 산책하고, 노고산성지에서 정신적 위안까지 얻는 곳이 바로 대흥입니다. 종교학도*로서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네요. 대흥역에 산다는 것은 매 순간 성지순례를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이전에 대흥 노고산 성지 순례길이 있을 것입니다.
*대흥의 본체는 에디터 세계로, 서강대학교 종교학과에 재학 중이다. 초자연적인 기운을 중시한다.
네 번째로는 대흥에는 힘을 숨긴 디저트 맛집이 있습니다.
지금 디저트 가게가 많이 즐비해 있는 이대. 물론 이대도 좋지만요. 대흥역에도 숨겨진 디저트 맛집들이 매우 많거든요. 오히려 이대보다 유동 인구가 적기 때문에요, 진정으로 맛있는 곳들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 말입니다? 대흥역 인근에서는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숨은 디저트 고수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어요. 제가 추천할 곳은 ‘달달오늘달’이라는 곳인데, 여기 인절미볼은 엠마오관 학식으로 나와야 할 만큼 맛있으니 추천해 드립니다. 여기 말고도 더 FAMOUS한 곳은 녹기 전에, 과자방이 있겠고요? 대흥이야말로 진정한 디저트 강점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근거로는 대흥은 한강 밤섬과 붙어 있어서 구황작물의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흥역에서 4~5블록 정도만 이동하면, 밤섬이 보입니다. 여러분 한강 밤섬과 그만큼 가까운 곳이 대흥역 인근이라는 겁니다. 밤이라는 것은 뭡니까? 구황작물이고, 곧 탄수화물이 풍부하죠. 한국인은 밥심 아닙니까? 한국인이라면 이런 든든한 밤섬 근처에 있는 대흥역에 살아야, 진정한 탄수화물의 정기를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우리 모두 밥을 먹고 살아가지 않습니까?
이상으로 발표 마치겠습니다.
왕잔치: 흠흠…바로 반론해주시면 됩니다.
신촌: 우선 첫번째 이름과 관련해서, 대흥의 이름이 기개 넘친다는 것에는 동의 합니다. 그런데 왜 굳이 용맹한 이름을 가져야만 했을까요? 이름만이라도 강렬해야지, 사람들이 그나마 기억할 수 있어서 입니다. 그렇게라도 안하면 너무 외딴 데 있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거든요.
대흥: ㅋㅋㅋ ㅠㅠㅠ
신촌: 대흥? 일단, ‘이태원에서 10분 정도 걸려’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해줘야, 이제 남들이 알아듣는 정도의 인지도 같아요. 대흥과 정확히 대응하는 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숨겨진 디저트 카페 말씀을 해주셨는데, 일단 밥을 먼저 먹어야죠. 대흥에는 물론 밥집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24시간 밥집이 있는 신촌에 비해서는 시간의 제약이 너무 많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노고산 성지의 성스러운 기운이 대흥을 감싼다고 언급을 해주셨는데, 지금 당장 통학이 필요한 대학생에게는 서울을 순환하는 2호선이 감싸야 하거든요. 그리고 모든 것을 다 기운으로 해결하시는 것 아닌가요?
대흥: 디저트 카페에 대해서 추가 반박을 해보자면, 식사의 공간이 부족한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대흥에서 밤섬의 든든한 구황작물 기운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것을 다 기운으로 메꾸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희: 지금 약간… 뭐랄까. 풍수지리적으로 접근하시는데,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왕잔치: 네, 제한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연희 님의 발표를 들어보겠습니다. 그전에 짠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짠할까요?
(짠!)

연희: 지금부터 정중하게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3호라는 이름답게* 3개 준비했습니다.
*연희의 본체는 에디터 3호이다. 숫자 3을 좋아하지만, 삼행시는 어려워한다.
대흥 님이 대흥의 이름에서 호랑이 기운이 느껴진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름의 의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 이겁니다. 우선 연희의 이름에 대해서 생각해 보세요. 다르게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은 좋은 이름을 선택해서 자손들에게 물려주겠죠? 자기 자식에게 가장 예쁜 이름을 물려주고 싶어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이름 통계 사이트에 들어가 봤습니다.
대흥, 신촌, 이대: ㅋㅋㅋ
연희: 우선, 신촌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고요. (단호) 연세 4명, 대흥 6명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연희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연희는 무려 2,341명입니다!
대흥: 헙…(어딘가 무력감을 느낀다)
연희: 이것이 방증하는 바가 무엇이냐. 연희가 그만큼 아름다운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애정이 담긴 이름, 그리고 그 기운 그것이 연희입니다. 신촌이나 이대, 대흥과는 다르죠. 제 첫 번째 논거를 언급하면서, 대흥의 논리에 대한 반박도 되겠죠.
다음으로 연희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다른 지역들과 다르게 수많은 소품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코후꾸 잡화점, 연도문구 일단 연희에 있습니다. 그리고 신촌*이 웹진으로 쓴 작은연필가게 흑심어디에 있습니까?
*신촌의 본체는 에디터 팬지다. 첫 웹진에서 연희동에 있는 가게 ‘흑심’을 취재했다.
신촌: ㅇ..연남 위쪽에 있습니다.
연희: 그게 연희죠?
대흥: 씁. 이건 신촌이 매우 불리하겠는데요?
연희: 그렇죠. 그렇게 중요한 첫 글을 연희에 있는 곳으로 썼으니까요. 소품샵 주변에 살면 무엇이 좋냐.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생으로 살면서 얼마나 삶에 찌들었습니까. 신촌에서 매주 술 먹고, 토하고, 또 술 먹고, 또 토하고… 그런 삶에 있어서 인형과 장난감만큼 우리의 마음을 정화해 주는 것이 또 없습니다. 연희에 살지 않겠다는 것은, 초심을 잃고, 삶에 찌들어서, 흑백으로 살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분들 그렇게 사실 건가요?
대흥: 헙 ㅠㅠ 아니요…
연희: 마지막 논거 들겠습니다. 연희의 강점, 바로 산책에 너무 좋은 동네라는 점입니다. 여러분들 산책 안 좋아하세요? 자료를 봐주세요. “산책, 40대 기대 수명 높여”. 산책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산책하면 기대 수명이 5살 높아진다고 합니다. 우리 오래 살아야해요. 5년이면 1,825일입니다. 5,475끼를 더 먹을 수 있는 겁니다. 5000여 가지의 요리를 더 먹고 죽을 수가 있어요. 게다가 산책이 40대에도 이렇게 좋은데, 젊은 우리 20대에게는 얼마나 좋겠습니까? 연희에 살면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겁니다. 목숨 너무 소중한데, 연희에 안 살 수 없지 않을까요?
대흥: 네, 잘 들었습니다. 우선 장난감이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장난감보다 술을 택하겠습니다.
신촌, 이대: ㅋㅋㅋ
이대: 추가 반박은, 연희는 전반적인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겁니다. 제가 소개할 이대에 비해, 연희는 부담스러운 동네가 아닐까 싶네요.
신촌: 제가 한마디 더 얹자면, 에픽하이가 한 말이 있죠? “초심이 쓰레기라면,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쓰레기 같은 행동이다.” 지금, 우리들은 먹고 사는 진로를 걱정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있습니다. 우리는 동심으로 지금 돌아갈 필요가 없죠, 또 누가 동심을 5만 원을 주고 삽니까? 우리는 동화속에서만 살 수 없어요.
대흥: 아니 근데, 신촌 님. 흑심이 연희동에 있는데요. 이것에 대해 추가로 해명해 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신촌: 핵심은 연희동은 ‘찾아가는’ 곳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일상용품을 다이소에서 구매하는 것과, 특별한 곳에 일부러 ‘찾아가서’ 소비하는 건 명확히 다르죠. ‘나 연필 사러 연희를 찾아가 볼게.’ 이거라는 겁니다. 연희는 발품 들여 찾아가는 공간이지, 실용적인 일상공간과는 다르다는 거죠.
왕잔치: 연희 님, 여기에 대해 추가 반론 할 수 있나요?
연희: … (잠시 정적이 흐른다)
신촌: 진 것 같은데?
연희: 사러가마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가가 비싸다는 점은 인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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