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 신촌 비밀작전 가이드북
음~ 신나는 등굣길, 푸르른 공기와 슬슬 피어나는 꽃잎들에 세상은 싱그럽다. 기분 좋게 하나 하나 걸어 올라간 신촌역 계단, 그 끝에서 보이는 하늘은 참 푸르ㄷ……
꾸룩…꾸룩!!!!!!!!
아니 그냥 노랗다. 큰일났다. 급똥이다. 발걸음은 빨라지지만 뛸 수는 없다. 이유는…. 비밀. 모두가 다 아는 노란 비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나의 노오란 인연을 끝내기 위해선.
[팬지 pick!]
뭐든지 급하다면 대기업의 손길이 닿은 곳으로 가자. 신촌역 1번출구를 따라 나오면 바로 보이는 신촌 현대 백화점. 대로변의 변은 무슨 변이었던가. 쓸데없는 소리말고 들어가자. 네모난 내부에 점자처럼 코스메틱, 향수 판매 부스가 들어서 있다. 점자를 읽으면 분명 살려주세요일 터. 쓸데없는 소리가 이어지는 것을 보니 아직 살만해 보인다. 그렇다면, 6층을 가자. 가만히 있으면 건물 가운데 톱날처럼 박혀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올려다 줄 것이다.
신촌 현대백화점은 11층까지 있다. 그리고 6층은 거진 중간, 그것도 남성 패션 존이다. 생각해보시길. 남자의 날 같은 것이 아니라면 허구한 날 백화점에서 가장 한적한 곳은 어디일지. 그리고 한적한 곳 만큼 쾌적한 화장실은 없을 터이니.
신촌 현대백화점 6층, 닥스와 시스템 옴므 사이, 당신은 그 날 그 층에서 가장 역동적인 움직임을 가진 사람이 될 것이다. 화장실 사진은 비밀로 하겠다. 당신, 그 정도 불안감은 가지고 가라구.
팁: 괜히 길 안다고 유플렉스로 이어지는 길로 빠지지 말자. 지하는 왜인지 늘 지상보다 길을 찾기 어려운 법이다. 길을 헤맨 채로 죽어버린 개미꼴이 나지 않도록, 곧장 1번출구에 올라가자. 보이는 목표만큼 고민 없는 것도 없다.
[이지 pick!]
운명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에게 찾아온다. 급똥도 그렇다. 지금 신촌에서 화장실을 찾아 헤매는 당신! 혹시 가게가 모두 문을 닫은 아주 늦은 시간이지는 않은가? 지하철 역으로 급히 달려가보아도 철로 된 펜스로 입구가 막혀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때 그대는 어쩌면 지하철 역 앞에 쓰러져 막을 수 없이 터져 나오는 깊은 절망을 맛보게 될지도 모른다.


“ 신촌 현대백화점 옆
참고하시어 전립선 건강을 지킵시다
신촌 조용하지만 간간히 콜 나옵니다 ”
그럴 때 우리, 한 택시 기사님의 지혜를 빌려보자. 한밤중에도 간간히 신촌에서 나오는 콜을 받으시던 택시 기사님께서는 기어이 숨겨져있던 24시 개방화장실을 찾아내셨다. 바로 청년취업사관학교 서대문캠퍼스 1층에 위치한 화장실이다.
에디터가 직접 방문해 본 결과, 이곳은 좋은 향기가 코를 감싸는 동시에 물기 하나 없이 보송한 화장실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하나 둘씩 꺼져가는 신촌의 불빛 속에서 점점 깊어만 가는 당신의 절망을 담아내기엔 충분하다고 판단되어 당신께 소개한다. 그러니 쾌와 불쾌를 따지기 전에 진정으로 당신께서 급함을 느낀다면! 언제든 이곳으로 뛰어가 어서 빨리 안도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대의 평화를 바라며. 안녕.

[물망초 pick!]
신촌역까지 들어가기엔 타임어택이 있다면 고개를 들어 신촌역 7번 출구 앞 그랜드 플라자를 보아라!
이 건물에 들어선다면 (자체검열) 처리는 문제가 없어진다! 지하 1층에는 이마트가 있고, 2층 및 3층에는 스파오가 위치해있다. 아무래도 여기서 가장 중요한 곳은 화장실의 위치 정보겠지.
가장 가까운 곳은 이마트가 있는 지하 1층, 스파오가 있는 3층이다. 그 뿐만인가, 4층부터 6층까지 층마다 화장실이 있다.
큰 건물이니만큼 ‘화장실이 불쾌한가’에 대한 걱정은 일절 하지 않아도 된다.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으니 안심하고 급한 비밀 작전을 수행하고 오도록!
추가로 이마트는 신촌역 7번 출구로 나가는 길과 이어져 있으니 신촌역에서 나오는 길이라면 누구보다 빠르게 이마트 안으로 들어가서 처리하도록 하자.
[보름 pick!]
점심으로는 맵싹-한 동태찜을, 디저트로는 차가운 젤라토를 먹고 연희동을 거닐다 배탈이 난 당신! 그런 당신을 연희동의 터줏대감, 사러가마트가 환영한다. 과일이 들어간 산-도가 유명한 카페에서 화장실을 찾으면, 사러가의 화장실을 안내해 줄 정도로 보장된 곳이니 안심하고 가도 된다.
사러가마트 주 출입구로 들어가 직진한 다음 왼쪽으로 꺾어보자. 아마도 당신의 눈에 과채코너가 보일 터. 그 과채코너를 향해 폭풍워킹하다보면, 그대의 오른쪽에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화장실임을 알려주는 표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따스한 색의 조명이 마치 당신을 품어주듯 편안함을 선사할 테니, 연희동 나들이 중 뱃속에서 요동을 친다면 사러가마트의 화장실로 향해보자!
*주 출입구보다 주차장 쪽 입구와 화장실이 더 가까우니, 연희동 골목에서 달려온다면 굳이 돌아서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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