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 변하는 신촌이 서글픈 당신에게
전역하고 오랜만에 신촌을 찾았을 때 마주한 충격적인 사실은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던 ‘국내 1호점 투썸플레이스’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대현동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타벅스 국내 1호점과 마찬가지로, 투썸플레이스는 2002년 오픈한 이래 신촌의 랜드마크 기능을 톡톡히 해내던 장소였다. 필자에게도 특별한 장소였는데, 대학 입학 전 으레 치러지는 학과 신입생 환영회에 얼굴을 비추러 처음으로 신촌을 찾아온 날 들렀던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에너지경제신문 변형
때는 유독 추운 2월의 어느 날이었다. 천안에서 강남까지 버스를 타고 올라와 신촌까지 이르는 데에 걸린 시간이 길었기 때문일까. 왕십리며 충정로며 하는 역 이름이 생경한 탓에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지 않으려 부단히 긴장했던 탓일까. 아니면 정말 그날이 유독 추웠던 걸까. 이제 와서 한파의 이유를 짐작하기엔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럼에도 확실한 두 가지는 마침내 출구로 나와 들이쉰 신촌의 첫 공기가 기침이 날 만큼 차가웠다는 사실과, 도망치듯 들어간 투썸플레이스에서 받아 든 고구마 라떼가 마음이 환해질 만큼 달았다는 사실이다.
그 후로도 신촌은 필자에게 끊임없는 충격과 놀라움을 안겨줬다. 당장 올해 초에 없어진 ‘훼드라’만 해도 그렇다. 훼드라는 지금의 현대백화점 자리가 ‘신촌시장’이었을 무렵부터 땡초가 듬뿍 들어간 ‘최루탄 해장라면’을 팔던 곳이다.
훼드라는 거리에 쏟아져 나온 학생들이 팔과 팔을 엮고 살의 가장 연한 부분을 매섭게 파고드는 CS 가스를 온몸으로 견뎌내던 시절에도 성업했다. 기름 범벅 계란말이를 입에 넣으면 금세 걷히던 혓바닥의 통증처럼 짧은 인연이었지만, 불 꺼진 새벽 한구석에서 홀로 불을 밝히던 가게의 모습은 여전히 필자에게 아릿한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수치로 본 신촌의 변화는 더욱 극명하다. 2002년에 426개였던 일대의 주점이 2022년에 167개까지 줄어들었다니까, 우리가 알고 지내며 마음 깊이 사랑하던 것들이 추억 속의 존재로 회상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그런 센티멘털한 생각이 들 때면 다행히도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마운 가게들의 이름을 떠올려보게 된다. 그러니까 달팽이, 서른즈음에, 연대포, 아름다운시절, 우드스탁을.



신촌 새내기구나..
좋아서 뒷목 잡고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