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쉿 비밀인데!
이 슬픔을 알랑가 모르것어요~
일상 구석구석에서 발견한 자신의 부족함으로 자괴감의 늪에 잠식될 때가 있다. 처음 받은 과제에서 글을 쓰는 것이 너무나 막막해 엉엉 울며 전과를 고민했던 시절. 여전히 빨리 울지만 빨리 털어내는 법을 배운 현재. 두 시간의 간극 사이에는 수많은 사람의 도움이 존재한다.
특히 절망감에 식음을 전폐하고 있으니, 신촌으로 2시간도 넘는 거리를 한걸음에 달려와 준 한 친구의 도움이. 운다고 해결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 일단 맛있는 거나 입에 넣어보자고 했던, 이성적이면서도 참 다정한 친구. 그때 갔던 장소들은 아직도 왕잔치의 지도에 저장되어 자괴감에 익사할 것 같을 때마다 왕잔치 맞춤 구명조끼가 되어준다.
이 글을 당신도 혹여나 자괴감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면 이 루트를 따라 하루를 보내보길 추천한다.
기력 충전에는 바나나 푸딩이 제격! 보울로
이대 정문에서 나와 그대로 조금만 직진하면, 디저트들이 그려진 포스터가 붙은 가게를 발견할 수 있다. 가게 내부는 두 개의 의자만 있을 정도로 협소하지만, 한산한 시간에 잘 맞춰 방문한다면 친구와 둘이 앉아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바나나 푸딩을 사랑하는 왕잔치의 취향에 맞추어 친구가 선정한 이 가게는 이대 정문에서 바나나 푸딩을 가장 가까이, 그리고 가장 맛있게 파는 곳이다. 신촌역이나 홍대입구역에도 바나나 푸딩을 파는 더 많은 가게가 있지만, 이미 강의로 반쯤 죽은 친구를 이끌고 가기엔 왕잔치의 히스테리로 우정에 금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한다.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 계란과자와 바나나의 조화는 언제 먹어도 반송장 상태의 사람을 살려놓는다. 두바이 쫀득 쿠키와 말차 베리 푸딩, 다양한 종류의 그릭 요거트도 판매하니 이것들도 시도해 보면 좋을 듯하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잇앤고
바나나 푸딩으로 20% 정도 기력을 회복한 현재 시간은 오후 7시. 보울로에서 나와 신촌사거리 쪽으로 쭉 직진하면 이대역에 도착한다. 본디 밤에 부정적인 생각들이 더 많이 든다고 하지 않는가. 귀가 후 기분이 안 좋아질 경우를 대비해 집에 야식을 사 갈 것을 권하는 친구다. 야식으로 밀가루는 먹기 좀 그렇고, 그렇다고 라면을 먹기엔 너무 헤비하다고 하니 왕잔치를 쏘아보는 경멸의 눈빛이 느껴진다.
뭔가 적당한 게 없을까, 하며 개찰구로 향하는 순간 코를 스치는 고소한 냄새. 항상 바쁘다는 이유로 다음을 기약했던 각양각색의 떡과 옥수수, 강정까지 파는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스테디셀러인 오색경단, 인절미, 꿀떡부터 과일이 들어간 엠지한 떡까지. 카드 결제는 5000원 이상부터 가능하다는 문구에 둘을 위한 오색경단 두 팩을 집어 드니 오늘 밤 동안 두 명분의 안녕은 보장된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불완전함에 두려워질 때는 여기로! 예술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역시 술이 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친구의 손에 이끌려 온 이곳은 처음 보는 주점이었다. 가게 이름이 ‘예술’이니만큼 음식도 정말.. 예술이었다. 긴장된 몸을 풀어줄 얼큰한 탄탄면부터,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새콤달콤한 꿔바로우와 달달함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과일주까지. 개인적으로 과일주 중에서는 망고주를 추천한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힘들었던 일을 모두 풀어내니 어느새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미처 마감 공지를 확인하지 못해 제출 기한을 놓쳤을 때, 처음으로 구한 알바에서 실수했을 때. 이날 이후에도 이런 불완전함에 두려워질 때마다 왕잔치는 친구와 이곳을 찾는다. 수치심은 나누는 순간 유대감이 된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내가 나라를 팔아먹은 것처럼 무거운 얼굴로 어떤 창피한 일을 말하든 너는 별일 아니라는 듯 괜찮다며 깔깔 웃어줄 테니까. 그거면 된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구원은 셀프라는, 왕잔치가 무지 싫어하는 말이 있다. 구원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실현될 수도 있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루트를 혼자 갈 용기가 없다면, 왕잔치에게 연락하라! 언제든지 당신과 함께 세상을 신명나게 씹어줄 준비가 되어있다. 그럼 우리 종강하고, 콜?



저도 재활학교 옆 지나갈 때면 항상 돼지 spot을 살피게 되는데요•• =^._.^= ∫
돼지가 없을 땐 시선을 내려보세요! 계절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들꽃과 귀여운 이파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ദ്ദി •⩊• )